제3922화
파티는 해 질 무렵까지 이어졌다. 여전히 드나드는 손님들로 북적였고, 흥겨운 분위기는 사그라질 기미가 없었다.
저녁 햇살은 따뜻했지만 한낮처럼 뜨겁지 않아 사진 찍기에 더없이 좋았다. 이에 유진은 유정을 비롯한 친구들을 불러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러 나갔다.
임시호는 백구연이 내내 백호균 곁에만 있는 것을 보고 환한 미소로 말했다.
“구연아, 너도 나가서 유진이랑 같이 놀아라.”
백호균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 회장님 말씀이 맞아. 괜히 우리 곁에만 있지 말고, 밖에는 다 젊은 친구들이 있잖아.”
“가서 분위기 좀 즐기고, 유진이의 기운도 받아와. 그리고 나한테도 그렇게 훌륭한 손주사위를 하나 데려오면 좋겠다.”
백구연은 고개를 숙이며 약간 수줍은 기색을 보이고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넓은 정원에는 봄꽃이 만발해 있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 여자들이 그 사이를 오가며, 풍경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유진의 곁에는 많은 이들이 몰려들었다. 약혼식이라는 드문 기회라서 젊은 아가씨들은 앞다투어 같이 사진을 찍고 싶어 했다.
그러나 구연은 그런 무리에 끼고 싶지 않아 혼자 한쪽에 앉아 지켜보기만 했다.
해가 지며 붉은 노을이 하늘 절반을 물들였다. 정원은 황금빛에 잠겼고, 켜진 조명은 반짝이는 보석처럼 노을 속을 수놓았다.
구연은 잠시 앉아 있다가 파티장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익숙한 한 사람의 모습을 발견했다. 눈빛이 흔들린 그녀는 곧 발걸음을 옮겨 그 뒤를 따랐다.
꽃길 복도를 지나, 높낮이가 다른 관상수 너머로 두 사람이 앉아 있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조용히 다가가자 연희의 목소리가 들렸다.
“파티도 안 들어가고, 날 여기로 부른 건 무슨 일이야?”
심명의 목소리가 곧 이어졌다.
“난 소희를 보고 싶어.”
연희는 피식 웃었다.
“소희라면 파티장에 있잖아. 보고 싶으면 그냥 가서 보면 되지.”
심명의 목소리는 억눌린 감정이 묻어났다.
“난 따로 단둘이 얘기하고 싶어.”
“안 돼.”
연희는 단호히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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