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21화
아심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부러 숨기는 게 아니야. 할아버지가 내가 임신한 걸 아시면 분명 내 남편을 탓하실 거니까.”
남편이 곁에 없다는 이유로 시언을 뭐라 할 것이 분명했다.
도경수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만약 할아버지까지 함께 화를 내며 직접 전화를 걸어 돌아오게 한다면, 오히려 일이 더 복잡해질 터였다.
아심은 시언에게 조금도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소희는 아심의 세심한 마음 씀씀이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오빠도 분명히 하루빨리 돌아오고 싶을 거야.”
“그래서 더는 재촉하면 안 돼.”
아심은 소희의 손을 꼭 잡았다.
“걱정하지 마. 당장은 별일 없어.”
“응.”
소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소희는 백호균이 백구연을 데리고 임시호 곁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백호균의 위상 때문에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그 순간, 시선을 돌린 소희는 홀 한쪽 멀리 앉아 있던 심명이 자신을 향해 능청스럽게 윙크하는 것을 보았다.
구씨 집안에서 심씨 집안에도 청첩장을 보냈고, 심명은 아버지를 따라 축하 자리에 함께 온 것이었다.
그러나 소희는 태연하게 자리를 지켰다.
여진구 역시 하객석에 앉아 유진이 은정의 품에 안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조금의 질투조차 없었고 오직 순수한 축복만이 남아 있었다.
유진이 은정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진구는 직접 보아 왔고 몸소 겪어 왔다.
죽음조차도 유진으로 하여금 이 남자를 놓게 만들 수 없었는데, 이제 더 무엇을 아쉬워할 수 있겠는가?
사람과 사람의 인연은 분명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이제 유진의 사랑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으니, 은정은 그저 마음 깊이 축복할 뿐이었다.
유진은 좋은 아이였고 은정은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것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었다.
의례까 끝난 뒤, 본격적인 다례가 시작됐다.
은정은 유진을 데리고 앞으로 나섰다. 도우미가 건넨 찻잔을 받아 두 손으로 공손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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