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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888번 번호판이 오늘 처음 가격을 불렀다. 한연서는 도서찬이 데리고 온 사람이었으니, 결국 888번 입찰자는 도서찬이였다. 황노을도 그쪽을 바라보았다. 아니, 그녀뿐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의 시선이 한연서에게로 쏠렸다. 2층은 좀 더 사적인 공간으로, 노출을 원하지 않으면 어둠 속에 앉을 수도 있고, 드러내고 싶으면 시야에 잘 보이는 자리를 택할 수도 있었다. 지금 한연서는 모두가 볼 수 있는 자리, 가장 밝은 곳에 있었다. 반면 도서찬은 그림자 속에 앉아 있었고, 1층의 사람들 눈에는 그의 윤곽만 희미하게 보일 뿐 표정까지는 읽히지 않았다. 주민재는 이 모이사나이트가 황노을의 것임을 잘 알고 있었고, 그녀가 그것을 내놓은 이유까지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한연서가 입찰하자 그는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그년을 찢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섰다. 황노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저쪽에서 웃으며 번호표를 들고 있는 한연서를 바라봤다. 오늘 밤, 이 모이사나이트는 반드시 자신이 가져올 생각이었다. 누구에게는 양보할 수 있어도 단 한 사람, 한연서만은 절대 안 된다. ... 그 시각, 도서찬은 앞에서 번호표를 들고 있는 한연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에 들어?”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짙은 눈동자에는 아무런 물결도 일지 않았다. 한연서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서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시선을 무대에서 반짝이는 모이사나이트로 돌렸다. 그는 왠지 이 모이사나이트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그때는 3월 초였다. 황노을과 함께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주 타령’을 겨우 넘기고 별장으로 돌아가던 중, 애스턴마틴이 A 시에 있는 가장 큰 보석가게를 지나치던 순간 쇼윈도 안에서 이 원석을 보았다. 3월 초의 밤, 차창 밖은 아직 서늘했지만 차 안은 포근했다. 그때 황노을이 그 모이사나이트에 잠시 눈길을 멈추자 도서찬이 물었다. “마음에 들어?” 황노을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입만 열면 손자 타령을 하는데 지금 아이를 갖는다면 출산 예정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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