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화
“잠깐, 방금 입찰한 사람... 도 대표님 옆에 있던 한연서 씨지?”
“상관없어. 번호표는 도 대표님 거잖아. 게다가 본인도 말리지 않았는데 뭐가 달라? 여자친구가 원하면 사서 안겨주면 그만이지.”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자리에는 모두가 알면서도 굳이 말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었다. 특별히 꼭 가져야 할 이유가 없는 한, 첫 입찰은 체면상 양보하는 게 관례였다.
“들었어? 이번에 입찰한 건 주민재 대표님이 데리고 온 여자라던데. 이름이 이나라나?”
이 말을 듣자 사람들은 멍해졌다.
“뭐라고? 이건 또 무슨 조합이야? 주 대표님이 도 대표님이랑 맞붙겠다고 작정한 건가?”
“몰라. 워낙 성격이 욱하잖아. 이번엔 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누가 알겠어.”
웅성거림이 커지는 가운데, 2층의 또 다른 비밀석에서 누군가 웃음을 터뜨렸다. 주도율이였다.
“하하, 내 어리석은 동생 같으니! 어르신한테 괜히 밉보이더니, 또 이렇게 스스로 무덤을 파네. 기가 막혀. 내가 따로 손 쓸 필요도 없겠군.”
그 옆, 그림자 속에 앉아 있던 또 다른 인물은 그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묵묵히 잔을 들어 올렸다.
한편, 한연서는 믿을 수 없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감히 나와 경쟁을 해?’
그녀는 애초에 계산을 다 하고 있었다. 너무 비싼 건 무리라 손도 못 대고, 너무 저렴한 건 도서찬의 체면에 어울리지 않았다.
딱 이 모이사나이트가 알맞았다.
겉으로는 도서찬의 번호표를 빌려 입찰하는 모양새지만, 본질은 그녀가 기부와 사랑을 동시에 표현하는 이벤트였다.
앞으로 이 모이사나이트는 두 사람의 ‘사랑의 상징’이 될 예정이었다.
게다가 도서찬은 그녀를 손해 보게 하지 않을 것이고, 여기서 지출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줄 사람이었다.
온라인에서 만들어낼 홍보 효과만 해도 충분히 수지맞는 장사였다.
첫 입찰은 관례상 양보하는 게 당연했고, 그래서 그녀는 1.4억 시작가에서 2000만 원을 더 올려 1.6억 원을 외쳤다.
그런데 이나가 뒤따라올 줄이야!
‘이게 누구의 뜻일까? 이나일까?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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