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6화
밖에서는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늦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다가올 시점이었다.
온채하는 손을 홱 뿌리치며 말했다.
“이거 놔.”
하지만 배승호는 다시 흐릿하고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다가왔다.
온채하는 문득 채연희가 했던 말을 떠올라, 자신의 손까지 더럽혀지는 것 같은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
“놓으라고 했잖아!”
“안 놓을 거야. 난 이해가 안 돼. 왜 너는 항상 나한테 놓으라고 하는 거야? 내가 정말 놔 버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데? 내가 정말 놓으면, 너는 안 아파? 네가 안 아프면 내가 아파...”
온채하는 배승호의 말을 끊었다.
“어디가 아프다는 건데?”
“머리가 아파.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봐. 나 지금 어디 있는 거지?”
온채하는 허탈한 웃음을 터뜨리더니 한숨을 푹 내쉬며 악셀을 밟았다.
차는 그렇게 천천히 운성 빌리지 앞에 멈춰 섰다. 그녀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곧장 차에서 내렸다,
밖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던 성시현이 온채하를 발견하자마자 곧바로 우산을 펴들고 다가왔다.
“사모님, 비 맞으시면 안 됩니다.”
그는 방금 시스템 버그를 처리하고 돌아온 참이었다.
온채하는 우산을 받아들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배승호도 차 문을 열고 나와 온채하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너 아직 내 질문에 대답 안 해줬잖아.”
“뭐라고?”
빗소리가 점점 굵어졌다. 우산 위로 쏟아지는 빗방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주위로 퍼졌다. 그렇게 배승호의 목소리는 빗소리에 묻혀 온채하에게 잘 들리지 않았다.
“둘 다 놔 버리면 안 아프냐고. 그런데도 안 아픈 거면, 나한테도 좀 알려줄래? 도대체 어떻게 하면 완전히 다 내려놓을 수 있는 건지...”
온채하는 빗속에서 “웅웅”대는 낮은 진동밖에 들을 수 없었다. 배승호가 정확히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그저 고개를 푹 숙인 채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성시현이 다른 우산을 펼쳐 들며 배승호를 부축해주었다.
온채하가 침대에 누워 있을 때, 배승호는 욕실에서 샤워 중이었다,
40분씩이나 질질 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