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7화
온채하의 두 뺨은 분노로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몇 년을 겪어와도 말발로는 배승호를 절대 이길 수 없었다.
배승호는 미간을 좁히며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말없이 화난 얼굴로 서 있는 온채하의 표정을 즐기는 것 같았다.
온채하는 샌드위치를 움켜쥔 채 그대로 걸어가 버렸다.
배승호의 눈빛에 남아 있던 웃음기 역시, 온채하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한순간에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그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할아버지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어젯밤은 무슨 일로 갑자기 가 버린 거야?”
지금쯤이면 배승호는 본가에서 아침을 먹고 있어야 했다.
“회사에 일이 좀 생겨서요.”
“휴대폰은 해결됐어? 중요한 자료라도 잃어버린 건 아닌가 싶어서.”
배승호가 그렇게까지 요란을 떨어댄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여긴 모양이었다.
곧이어 배승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는 천천히 식탁 앞으로 걸어가며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제 일거수일투족까지 다 신경 안 쓰셔도 돼요. 전부터 눈치채셨을 텐데요. 저는 할아버지가 정해둔 틀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를 복종시키고 뜻대로 움직이고 싶으신 거라면... 전화 끊겠습니다.”
배정환의 눈빛이 순식간에 살벌해지더니 밀려오는 분노에 가슴이 들썩였다.
하지만 옆에 있던 지팡이를 힘껏 움켜쥔 채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갔다.
“여울이 데리러 가야지. 현기 만나고 나면 그쪽에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얘기 좀 해줘.”
배승호는 아침 식사를 마치고 두 시간 정도 더 일을 본 후에야 진여울을 데리러 나갔다.
진씨 가문의 저택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진여울의 주위로 다른 사람들도 서 있었다. 모두가 침착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중 누군가가 진여울을 팔꿈치고 슬쩍 밀어주었다.
진여울은 잰걸음으로 달려와 조수석 문을 열어 차 안에 탑승했다.
“할아버지한테서 다 들었어.”
배승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악셀을 밟아 백현기가 있는 곳으로 갔다.
지금 시각은 오전 아홉 시, 아침 식사를 아기에 딱 좋은 시간대였다.
레스토랑에 도착해 VIP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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