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Read
Open the NovelRead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92화

“형수님, 할 말이 있어요.” 주현재의 말 속에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안으로 들어온 김에 자리에 앉아 이야기나 나누자는 뜻이었다. 온채하는 고개를 숙여 신발을 갈아신고는 천천히 소파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가장 넓고 큰 소파는 이미 배승호가 차지하고 있었다. 그의 곁으로 자리가 꽤 많이 남아 있었지만 온채하는 굳이 2인용 소파에 앉았다. 배승호는 관자놀이를 주무르며 온채하에게는 관심도 없다는 듯 허스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나 물 좀 갖다 줘.” 그 말에 주현재를 빠르게 물 한 잔을 컵에 따라 테이블 위로 울려두었다. 배승호는 손을 뻗어 컵을 잡으려다가 손이 미끄러졌다. 순발력을 발휘해 겨우 컵을 다시 잡은 그는 두세 모금 들이키더니 다시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주현재는 다급히 테이블 위로 어질러져 있는 술병과 과자들을 아래로 치우더니 소독 티슈로 꼼꼼하게 닦아냈다. “형수님, 과일도 있는데 뭐 먹을래요? 주방에 뭐가 많아요.” 온채하는 고개를 저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꺼냈다. “할 말 있다더니, 뭐예요?” 주현재는 배승호를 힐끗 쳐다보더니 그가 잠든 것을 확인하자마자 천천히 옆자리에 앉았다. “군성 그룹 지분에 관한 얘기인데요. 형수님은 형이랑 결혼한 지 3년이 지나도록 회사를 안 찾아왔잖아요. 그러니까 아마 모를 것 같아서 얘기해 주려고요. 형이랑 같이 이 회사를 차린 동업자들 대부분이 대학교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에요. 창업 초기엔 정말 힘들었죠. 하지만 그땐 형 옆에 형수가 있어 줬잖아요. 우리도 다 알고 있었고요.” 사실 주현재도 자기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고 있었다. 그저 오늘따라 배승호가 다른 때보다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신 것 같았다. 주현재가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본 광경은 홀로 소파에 앉아 술을 들이키고 있는 배승호의 모습이었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십중팔구 온채하와 관련된 일이었다. 주현재는 예전부터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지만 왜 이렇게 오래도록 냉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인지는 이해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NovelRead, All rights reserved

Booksource Technology Limi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