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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조예림은 심지어 직접 면전에 대고 말했었다. “수준 떨어지긴.” 분명히 고의적으로 그녀를 괴롭히고 겁주고 있으면서 고작 19살인 그녀에게 수준이 떨어진다고 비난했던 것이다. 온채하는 차 안에서 문득 자신이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배승호와 진여울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좋았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애써 스스로를 다독이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둘만 봐도 지난 몇 년간 꾹꾹 눌러왔던 설움이 북받쳐 오르는 것 같았다. 뒤늦게 사무치는 억울함에 생각만 해도 가슴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그녀는 비로소 깨달았다. 더 이상 배승호를 예전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토록 사랑했기에 그 모든 힘겨운 시간을 견딜 수 있었고 그가 돌아오기만 하면 그저 기쁘기만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많이 사랑하지 않기에 예전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된 것이다. 두 사람 사이의 간극은 이미 7년 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런데도 그녀는 그 모든 설움을 감내하며 무려 7년 동안이나 놓지 못하고 질척거렸던 것이다. ‘온채하, 넌 정말 바보야.’ ... 배승호는 사무실 의자에 앉아 갑작스럽게 잡힌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세 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회의가 끝났고 진여울은 그동안 밖에서 묵묵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현명하게 함부로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았다. 위층에는 아직 다른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배승호의 이미지에 조금이라도 흠이 갈까 염려한 행동이었다. 배승호는 미간을 짚었다. 방금 전 찰나의 순간, 마음 한구석에 묘한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이었다. 그는 의자에 등을 기댔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왕현읍에 남겨둔 사람이 걸어온 전화였다. “대표님, 그 소위 비밀 별장이라는 곳을 조사해 봤습니다. 원래는 마을 주민 소유였는데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고 합니다. 당시 토지 매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계약서도 없이 현금 몇백만 원을 주고 거래했다더군요. 그리고 안건수 외에는 마을 남자들이 그 별장 근처에 얼씬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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