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4화
조예림이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배승호를 바라보다 이내 침울한 얼굴로 눈을 내리깔았다.
조예림이 배승호의 말 몇 마디에 온채하에 대한 생각을 바꿀 리가 만무했다.
그녀는 그저 아들이 지난 세월의 정에 휘둘려 단칼에 온채하를 끊어내지 못한다고 여길 뿐이었다.
‘남자는 원래 첫사랑을 잊지 못해.’
대부분의 남자들은 스스로가 정에 약한 것처럼 포장한다.
조예림이 자신의 뺨에 남은 손톱자국을 만지작거리며 헛웃음 쳤다.
“이게 그년 수준이야!”
배승호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대꾸했다.
“분명 어머니가 먼저 손을 올리셨겠죠.”
조예림은 더는 반박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제야 배승호의 상태가 그녀가 상상했던 것보다 좋지 않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습관이었다.
그저 습관처럼 온채하를 보호하는 것...
온채하가 변했다 하더라도 그는 평생 그녀를 버리지 못할 것이다.
조예림이 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됐다. 언젠가 알게 될 거야. 승호야, 이건 다 널 위한 거야.”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운성 빌리지를 떠났다.
문이 닫히는 순간 배승호의 시선이 곁에 있던 고용인들에게로 향했다.
“누가 문을 열어주라 했지?”
고용인들이 곤란한 표정으로 눈치를 살폈다.
조예림을 모른 척할 수도, 거절할 수도 없었던 것이었다.
배승호는 더 묻지 않고 곧장 위층으로 향했다.
그러나 침실의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본가에서의 대화 때문에 화가 쌓여있는 데다 조예림과 말다툼까지 벌어져서 분노로 속이 들끓었다.
이제는 자신의 방에도 들어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그를 더 화나게 만들었다.
비상 키를 꺼내 문을 여니 희미한 스탠드 조명이 방을 밝히고 있는 게 보였다.
온채하는 여전히 몸을 웅크린 채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를 한참이나 내려다보던 배승호는 욕실로 들어가 씻은 뒤 나오자마자 억지로 온채하를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온채하는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아픈 이마가 욱신거렸기 때문이었다.
피로가 쌓여 눈가가 욱신거렸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배승호의 입술이 목덜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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