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9화
김연주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빛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그 또한 꾸준히 약을 먹어 온 덕분일 뿐이었다.
배승호가 해외에서 불러온 전문가가 여러 차례 검진을 했음에도 그녀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다.
지난 몇 년도 그저 억지로 겨우 버텨온 세월이었다.
“다 들었다. 충격에 바로 숨을 거뒀다지? 인생이란 게 뭐 별거 있겠니, 뭘 위해 그리 바쁘게 살았던 건지…”
“괜한 말에 흔들리지 마세요, 할머니.”
김연주가 배승호의 손을 잡아 가볍게 토닥였다.
“채하 엄마 정말 인신매매로 끌려간 여자 맞니? 얼마나 고생했겠니… 나도 여자라 그런지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프구나.”
분명 성시현이 전한 이야기일 터였다.
김연주는 늘 성시현과 연락이 잦았으니까.
7년 전.
배승호가 배씨 집안으로 돌아왔을 때부터 김연주는 성시현에게 손자를 맡겼다.
그리고 성시현은 지금껏 성실히 배승호의 곁을 지켜왔다.
배승호는 성시현에게 김연주가 친할머니와 다름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보고하는 걸 막을 생각도 없었다.
“단순한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채하는 어머니와의 기억도 거의 없는 것 같고… 왕현읍을 극도로 꺼리는 걸 보면 얘길 들어봤자 얻을 수 있는 게 없을 겁니다. 조사를 위해 저희 쪽 사람 둘을 그곳에 남겨뒀어요. 중요한 두 명은 이쪽으로 데려왔고요. 진실이 드러나면 그때 말씀드릴게요.”
김연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훔쳤다.
“참 불쌍한 아이야… 왜 세상의 모든 불행을 겪어야 하는 건지… 그러면서도 말없이 꾹 참기만 하잖니… 네 성격에 분명 그 애한테 많은 걸 시켰을 거다. 승호야, 너만큼은 꼭 그 애 편이어야 한다. 죄지으면 안 돼.”
배씨 가문에서 온채하를 아껴주는 사람은 김연주가 유일했다.
그녀는 진심으로, 여자의 입장에서 온채하를 챙겨주었다.
“네 아버지는 바빠서 얼굴도 보기 힘들고, 네 어머니는 늘 헛소문에 휘둘리며 채하를 못마땅해하지 않니. 난 채하가 가장 예쁘고, 가장 착하고 순수하다고 본다. 몇 년 동안 시골에서 고생한 생각만 해도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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