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화
배승호가 팔과 허리 사이에 보석함을 끼운 채 김연주의 방에서 나오는 순간 마침 2 숙모 임여진을 마주쳤다.
임여진은 최근 몇 달 사이 본가에 자주 드나들고 있었다.
평소라면 발걸음이 뜸했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랐다.
그녀의 시선이 보석함으로 향했다.
임여진의 눈이 눈에 띄게 동그래졌다.
그녀가 당혹스러움을 숨기며 조심스레 물었다.
“그거… 어머니 보석함 아니니?”
과거의 김연주는 비취를 모으는 취미가 있었는데 그 덕에 컬렉션에 진귀한 것들이 많았다.
지금은 고품질의 색과 종을 가진 비취를 찾는 게 하늘의 별 따기인데, 그녀가 소장한 팔찌 중 몇 개는 당시에도 큰 화제가 되었고, 지금은 값으로 매길 수조차 없었다.
바로 그 보석함 때문에 최근 임여진과 다른 숙모가 부쩍 본가에 드나들었던 것이었다.
김연주는 그들의 가식적인 면상을 보는 게 힘들었는지 아예 배승호에게 보석함을 넘겨준 것이었다.
임여진이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눈에는 질투의 빛이 이글거렸다.
노력의 결실이 다른 사람에게 갔는데 그걸 보고도 분노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집안에 김연주의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소식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집안 여자들 사이에선 그 보석함이 누구의 손에 들어가느냐로 끝없이 추측성 대화가 오갔다.
그런데 그것을 배승호가 가져간 것이다.
달리 말해 온채하의 손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김연주가 가장 아끼는 손주는 따로 있었으니…
임여진은 속이 끓었다.
하지만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배승호에게 물었다.
“어머님이 그걸 전부 온채하한테 주셨구나?”
배승호는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배씨 가문의 다른 식구들과는 애초에 정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고개만 끄덕인 채 곧장 자리를 떴다.
분노로 낯을 일그러뜨린 임여진은 곧장 조예림을 찾아갔다.
조예림은 원래부터 온채하를 싫어했다.
게다가 최근 김연주의 지분 3%가 온채하에게 넘어간다는 소문 때문에 밤잠을 설치기까지 했다.
수년간 김연주를 모셔 왔는데 그 결실이 모두 그 망할 계집애의 손에 들어간다니, 분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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