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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배승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소리는 담담하기만 했다. “위층에서 할머니 좀 뵙고 올게요.” 그는 배정환과 배도윤이 반응하기도 전에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 공기가 묘하게 무거워졌다. 차분하고 성숙한 배도윤은 모두에게 온화했다. 배승호가 돌아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배씨 가문의 후계자로서 굳건히 자리 잡고 있었다. “…” 지금 그가 느끼는 건 모욕감과 수치심, 그리고 깊은 열등감이었다. 배승호가 툭 내던진 그 한마디, 그것조차 자신은 얻지 못했다. 게다가 배정환은 그렇게 노골적으로 무례를 당했음에도 배도윤에게 후계자 자리를 넘겨주기는커녕 여전히 배승호를 가장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다. 배도윤이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다. 손끝이 하얗게 질릴 만큼 세게. 순간순간 흘러가는 침묵이 어색하기만 했다. 배도윤은 인정해야 했다. 배정환의 마음이 배승호에게 기울어 있음을… 배정환이 한숨을 내쉬며 찻잔을 내려놓았다. “저 자식은 날이 갈수록 제멋대로구나. 도윤이 네가 승호를 설득해.” 배도윤의 얼굴엔 아무런 파동도 없었다. 그가 담담한 태도로 답했다. “승호는 자기 생각이 분명한 애예요. 제가 나선다고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배정환이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고개를 저었다. “온채하만 사라진다면… 그 애가 대체 승호에게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겠구나. 네 어머니 말로는 예전에 온채하가 네게 고백 편지까지 썼다던데, 그게 사실이냐?” 배도윤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그런 사실을 들은 적조차 없었다. “할아버지, 채하가 승호와 함께 돌아올 당시 아직 스무 살도 안 된 어린 나이였습니다. 잠깐 마음이 흔들린다고 해도 그건 성장 과정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인데, 편지 한 장이 뭘 의미하겠어요.” 배정환의 입가에 씁쓸한 웃음이 번졌다. “네 어머니는 너희 형제가 그 계집애에게 넘어갈까 봐 잠도 못 이루고 있어.” “걱정하지 마세요. 제게 채하는 동생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배정환이 우려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었다. 그는 온채하가 배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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