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4화
안수현은 지적장애를 앓고 있었지만 키가 크고 체격이 위압적이었다. 이미 네 번의 결혼을 겪어온 터라 여자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음흉한 웃음을 흘리며 다가와 온이윤의 몸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덥다. 옷 벗어, 어서 벗어!”
굵은 손이 그녀의 목을 조이자 온이윤의 얼굴이 순간 붉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혀끝을 강하게 깨물어 정신을 붙잡으며 곁에 있던 빗자루를 움켜쥐어 그의 머리통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순간 공격성이 자극된 안수현은 발을 들어 그녀의 배를 거세게 걷어찼다.
“애물단지! 돈도 못 벌어오는 계집! 내 돈 돌려줘!”
방 안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에 유정순은 안심한 듯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아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고 여긴 것이다. 그녀는 방문 너머로 크게 소리쳤다.
“수현아, 이 여자가 네가 처음 정해 둔 아내잖니. 전에 내가 가르친 대로 해. 얼른 씨를 받아야 우리 집안에 대가 끊기지 않는다.”
그녀가 안수현을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공사장에서 큰 부상을 입어 더 이상 아이를 갖지 못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자식이 여럿이었을 것이다.
방 안에서 온이윤은 죽을 힘을 다해 문을 두드렸다.
“나가게 해줘! 제발 열어줘!”
손바닥은 금세 벌겋게 부풀었다. 그 순간 그녀의 뇌리에 아주 오래전 기억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그 집에서도 어머니가 문을 죽어라 두드리며 울부짖었었다. 하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열쇠는 늘 안권의 손에 있었다. 열쇠를 훔치려다 그녀는 몇 번이고 맞아 쓰러졌다.
어머니는 끝내 체념한 듯 울음을 삼키고는 안권에게 아이와 단 한 번이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애원했었다. 온이윤이 기억하는 어머니는 늘 그 방에 갇혀 있었고 창문에는 굳게 쇠창살이 박혀 있었다. 음식을 들여보내던 사람은 언제나 안권이었다.
어릴 적 그녀는 어머니를 보기 위해 음식을 직접 들고 가려 애썼다. 그러나 문 앞까지 쫓아가면 배를 걷어차였고 이내 방 안에서는 어머니의 비명과 안권의 고함이 울려 나왔다.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대학에 와서야 비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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