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화
온채하는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인 채, 얼굴 가득 근심을 드리웠다.
배승호는 그녀가 차창에 기대는 것을 막으려 살짝 끌어당겨 자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게 했다. 온채하는 두 어른 앞에서 괜히 다투고 싶지 않아 그대로 눈을 감고 잠에 들었다.
산길이 이어지는 구간이 있어 성시현은 속도를 높이지 못했다. 뒷좌석 사람들이 흔들릴까 염려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새벽 두 시가 되어서야 일행은 왕현읍에 도착했다.
이 마을은 세상과 동떨어진 듯 폐쇄적이고 낙후되어 있었다. 배승호는 오기 전 마을 책임자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읍내까지 가려면 차로 세 시간이 넘게 걸렸고 도로 사정 또한 엉망이라 윗선 관리들이 직접 내려오는 일은 거의 없었다.
네 대의 차량은 그대로 왕현읍 입구에 멈춰 섰다. 온채하는 휴대폰을 꺼내 온이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원은 꺼져 있었다.
몇 시간 전, 안권의 집에서는 이미 중매꾼이 드나들고 있었다.
왕현읍에는 오래전부터 침을 흘리며 돌아다니던 지적장애 남성이 있었다. 예전 안건수는 온이윤을 억지로 그에게 시집보내려 했었다. 200만 원의 예물만 받으면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뜻밖에 온이윤이 도망쳤고 온채하도 함께 빠져나왔다.
그 당시 중매꾼은 온채하와 온이윤을 한꺼번에 팔아넘기려 했었다. 각각 집에서 200만 원씩만 받으면 되는 장사였다.
그 남자의 이름은 안수현이었다. 마을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십여 년 전에는 마을 최초의 억대 자산가라 불리기도 했다.
이제 다시 온이윤이 돌아오자 안수현의 집에서는 그녀를 들이려 했다. 그가 맞아들인 아내들은 모두 아이를 낳지 못했고 결국 하나같이 쫓겨났다. 그래서 이번에는 온이윤을 들여보내 보자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안수현의 집안은 안권에게 곧장 400만 원을 내밀며 호소했다.
“우리 집엔 아들이 하나뿐인 걸 알잖소. 다른 여인들은 다 복이 없었던 게요. 그래도 여정이는 재원시 같은 큰 도시에서 돌아온 사람이니 분명 복을 안겨줄 거라 믿네. 그냥 아이만 가져오면 되는 거지 죽이는 것도 아니니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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