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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신우혁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온이윤이 봉고차에 실려 있었고 차는 어느새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그는 침을 삼키며 끊긴 휴대폰을 움켜쥔 채 천천히 길을 건너 집으로 돌아왔다. 여섯 평짜리 작은 집은 언제나처럼 깨끗했다. 현관에는 신발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마치 환영이라도 하듯 가지런한 앞코, 그것은 온이윤이 늘 중요하게 여기는 사소한 습관이었다. 집이란 이런 데서 느껴진다고 말하곤 했다. 그는 슬리퍼로 갈아 신고 좁은 부엌으로 향했다. 냉장고 안에는 반쯤 손질된 반찬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온이윤은 매일 아침 저녁 준비를 미리 해 두었다. 퇴근 후 빨리 차릴 수 있도록, 남편이 조금이라도 빨리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신우혁은 냉장고 문을 닫고 생수를 꺼내 마셨다. 거실에 앉아 있으려니 정신이 멍한 듯 또렷한 듯 알 수 없었다. 안방으로 들어가자 이불은 반듯하게 개어져 있었고 옷장은 옷들로 가지런히 채워져 있었다. 온이윤은 청결을 좋아했고 집안일 하나 허투루 하지 않았다. 양심의 가책이 스치듯 찾아왔고 그는 휴대폰을 들어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전화가 울렸다. 순간 눈빛이 부드러워진 그는 급히 창가로 다가가 전화를 받았다. 두 시간이나 통화한 끝에야 전화를 끊었고 그대로 샤워를 하고 나왔다. 그러나 침대에 누워도 좀처럼 잠들 수 없었다. 억지로 눈을 감아도 기억 속엔 온이윤과의 지난날이 떠올랐다. 새벽 네 시, 결국 양심의 불편함이 그를 경찰로 이끌었다. 그러나 성인 여성은 24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실종 접수가 어렵고 당장 위험에 처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했다. 그가 직접 온이윤이 끌려가는 걸 봤다는 사실은 차마 말할 수 없었다. 오히려 자신이 곤란해질 수 있었다. 경찰은 최근의 행적을 물었다. 빚은 없는지, 부부싸움은 없었는지. 신우혁은 피곤해졌다. 신고는 했으니 책임은 면했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나중에 온채하가 따져 묻더라도 신고 기록을 보여주면 될 일이었다. “다투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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