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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배승호는 늘 누구에게나 차갑게 쏘아붙였다. 한동안 아무 말이 없던 임재준은 미간을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 “30분 정도 걸릴 거야.” 전화를 끊은 뒤, 배승호는 옆에 있는 휴지를 꺼내 그녀의 땀을 닦아 주었다. 온채하는 무슨 악몽을 꾸고 있는지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에 그는 멈칫했다. 그녀가 이렇게 우는 것은 처음이 아니었고 어디서 이렇게 많은 눈물이 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온채하는 전에 꿨던 악몽에 푹 빠져있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배가 너무 고파서 벽에 걸려 있던 옥수수를 꺼내먹었다. 언니들은 이미 시집을 갔고 그 어두운 지하실과 악취가 나는 돼지우리의 모습이 떠올랐다. 십여 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그 악몽은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핏자국이 날 만큼 입술을 꽉 깨물었다. 꿈속에서 온이윤이 그녀의 손을 잡고 끝이 보이지 않는 산을 따라 노을이 질 때까지 계속 뛰고 있었다. 자유로운 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갔지만 따갑고 차가웠다. “여기서 탈출하면 넌 더 이상 아남이 아니야. 예전에 엄마가 이건 좋은 이름이 아니라고 했어.” “난 앞으로 온이윤이라고 할 거야. 엄마가 성이 온씨니까. 이건 엄마가 나한테 지어준 이름이야. 집에서 이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없었는데 엄마가 늘 조용히 불러줬었어. 앞으로 넌 온채하야. 재원시로 가면 우리 둘 다 이름부터 바꾸자.” “언니, 나 무서워...” “뭐가 무서워? 걱정하지 마. 언니가 널 지켜줄 거야. 가자. 이미 어디로 갈지 다 알아봤어.” 그러나 꿈속의 장면은 음산한 소리에 사라졌고 이어 가죽띠가 몸에 감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때리지 마요.” 그녀의 말에 배승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전에 그녀를 돌보던 하인들이 직무를 다하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그녀를 때릴 사람은 없었다. “채하야.” 온채하는 몸을 돌리고 두 손으로 가슴을 감쌌다. “언니...” “여보, 정신 차려.” 그는 그녀를 끌어당기고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렸다. 순간, 온채하는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녀의 입술은 핏기 하나 없었다. 배승호는 얼굴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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