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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배승호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지만 장선우의 말을 듣자 금세 입꼬리가 올라갔다. “사모님은 여전히 참 세련한 삶을 사시네요.” “세련되다 못해 내가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많다니까. 요즘은 또 이차원 문화에 푹 빠져서 코스프레 하는 친구들이랑 사진 찍겠다고 바쁘게 보내. 정력은 어디서 그렇게 나는지 가끔은 내가 지쳐 보일 정도야.” 이런 게 바로 건강한 부부 관계였다. 온채하와 자신처럼 뒤틀리고 병든 관계와는 달랐다. 배승호가 차로 돌아왔을 때 온채하는 뒷좌석에 기대 잠들어 있었고 꽤 지쳐 보였다. 배승호는 조용히 엑셀을 밟아 운전했고 곧장 운성 빌리지로 향했다. 도착하자 그는 뒤로 돌아가 온채하를 조심스레 안아 내렸다. 온채하는 깊이 잠들었다. 아마 조금 전에 보았던 영상의 충격이 너무 커서 꿈속까지 온통 배승호로 가득한 모양이었다. 기억이라는 건 칼날 같았다. 아무렇지 않게 심장을 꿰뚫는 날카로운 칼 말이다. 꿈인 걸 알면서도 온채하는 그 속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더는 과거에 매달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 집요한 14년의 세월은 누구도 끼어들지 못한 온전한 그들만의 추억이었고 이미 살과 피가 되어 버린 기억은 도려내려 하면 뼈까지 파고드는 고통을 남겼다. 온채하를 침대 위에 내려놓자 그녀는 바로 몸을 잔뜩 웅크렸고 입술은 꾹 물려 있었으며 표정에는 불안이 가득했다. 배승호는 옆에 있던 티슈를 뽑아 손에 쥐고 침대가 꺼질 만큼 허리를 숙여 온채하의 땀을 닦아 주었다. 하지만 이마와 뺨을 타고 흐르는 건 땀이 아니라 눈물이었고 배승호는 문득 멈칫하며 떨리는 속눈썹을 오래 바라봤다. ‘대체 꿈속에서 뭘 보고 우는 거야...’ 배승호는 가슴 한편이 괜히 답답해졌다. ... 한편, 제국대에서는 여전히 소란이 이어지고 있었다. 여러 학생이 하여름을 에워싸고 다그쳤다. “여름아, 분명히 인간 꾀꼬리를 본 적이 있지? 어디에 있는지 알려 줘.” “맞아. 우리는 다 인간 꾀꼬리의 팬이야. 몇 년째 기다렸다고. 네가 부른 노래의 앞부분은 아무리 들어도 인간 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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