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화
예전에 가슴속에 품었던 기대는 현실이 되어 돌아와 온채하의 뺨을 세차게 후려친 듯 마음이 쓰라렸다.
깊게 숨을 들이켰지만 가슴 깊은 곳의 먹먹함은 사라지지 않았고 뒤에서 들려온 배승호의 목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혼자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온채하은 몸이 순간 굳었고 서둘러 휴대폰 화면을 꺼 버렸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몸을 약간 숙인 배승호가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겨우 몇 분 늦게 들어갔다고 벌써 나갔어? 누구 만나길래 그렇게 급한 거야?”
배승호가 입을 열면 언제나 심장을 거슬렀다.
온채하는 대꾸하지 않고 곧장 택시를 잡으러 나서려 했지만 배승호는 허리를 한 손으로 감아 끌어당겼다.
“차 바로 올 거야.”
배승호가 타고 온 차는 이미 진여울을 데려다주러 떠난 상태였다.
온채하는 배승호의 팔을 뿌리치려 했지만 마침 호텔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는 바람에 더 이상 몸부림치지 않았다.
그때 장선우가 다가와 두 사람 사이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
“너희 도대체 무슨 사이야? 이혼한다는 게 정말이야?”
배승호는 온채하를 더욱 단단히 끌어안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무슨 소리세요?”
장선우는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야, 네가 제일 능청스럽지. 진짜 틀어졌으면 괜히 시간 끌지 말고 채하는 다음 인생을 찾아가게 해. 난 주원이가 괜찮아 보이던데? 학교 다닐 때도 성실했잖아.”
그러자 배승호의 얼굴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성실하다는 게... 그게 장점이에요?”
“왜 장점이 아니겠어. 혼자 힘으로 해외에서 자리 잡았잖아. 요즘 세상에 인공지능이 얼마나 잘나가는지 알지? 주원의 졸업 논문 주제가 그쪽이었어. 운도 따라주고 시대도 잘 맞아떨어져서 앞길 창창하지. 말 그대로 하늘이 밥상 차려 준 거라니까.”
“차려 준 게 밥상이 아니라 찌꺼기겠죠.”
누구든 배승호와 말로 겨루다 보면 가슴이 답답해질 수밖에 없었다.
장선우는 이를 악물며 다시 온채하를 바라봤다.
“채하야, 사실 네 SNS 본 적 있어. 예전부터 묻고 싶었는데 연락하면 답이 없길래 그냥 모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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