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화
임씨 가문의 송옥경은 이미 오래전부터 온채하 때문에 큰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며 평생 잊지 않으리라 이를 갈고 있었다. 그래서 임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온채하를 곱게 볼 리 없었다.
복도에서 마주친 순간, 임씨 가문 사람들의 낯빛은 하나같이 굳어 있었다. 송옥경의 눈빛이 온채하를 위아래로 훑으며 말을 꺼내려는 찰나 곁에 있던 임재준이 나섰다.
“할머니, 먼저 가시죠.”
송옥경은 온채하를 매섭게 노려보며 이 두고두고 복수하겠다는 기세를 드러냈다.
온채하는 시선을 돌려 아무 말 없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이런 천한 년 같으니라고.”
송옥경은 갑자기 독설을 퍼부었다.
“앞으로 네년이 날 건드린 대가가 어떤 건지 뼈저리게 알게 될 거야.”
마침 엘리베이터가 열려 있던 터라 온채하는 태연히 안으로 들어가며 문이 닫히기 직전 차갑게 되받아쳤다.
“천한 늙은이를 건드려봤자 저는 그래도 아직 멀쩡히 잘 살고 있는데요.”
송옥경은 순간 자기 귀를 의심했고 임재준의 눈에도 놀람이 스쳤다. 그러나 이미 엘리베이터 문은 닫혀 버렸다.
분노로 몸을 부들부들 떨던 송옥경은 그대로 쓰러질 뻔하며 씹어 뱉듯 말했다.
“저 천한 년... 죽여버리겠어!”
온채하는 1층 로비에 도착했다. 그때 휴대폰에 메시지 알림이 떴고 발신자는 진여울이었다.
메시지에는 짧은 녹음 파일이 첨부되었다.
온채하는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재생 버튼을 눌렀다.
“여울아.”
“응?”
“걔랑 있으면... 나 너무 힘들어. 아무도 날 이렇게 괴롭게 만든 적이 없어.”
다름 아닌 배승호의 목소리였다.
온채하는 이제 더는 배승호의 말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들으니 가슴이 수없이 난도질당하는 듯 아려 왔다. 결혼한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이런 속내를 털어놓는다는 건 이미 마음이 완전히 기울었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왜 이혼은 질질 끌고 있는 거지...’
호텔 밖으로 걸어 나온 온채하는 곁 의자에 앉아 장선우가 보내온 영상을 열었다. 썸네일은 새까만 화면이었고 재생 시간은 10분 남짓했다.
영상 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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