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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여자의 눈가에는 더욱 짙은 차가운 웃음이 스쳤다. “그러고 반년쯤 흘렀을까요. 결국 집은 부도났고 건축회사는 도망쳤어요. 저는 수년간 모은 전 재산을 몽땅 날린 데다 앞으로 갚아야 할 대출까지 떠안게 됐어요. 그런 와중에 우해진이 저한테 고백했어요. 제가 출장을 다니는 동안 수없이 여자를 집으로 불러들였다고요. 우리가 함께 살던 월셋집에서 말이죠. 저한테는 이미 마음이 식었다고 하면서도 혹시 먼저 차버리면 사람들이 자기를 쓰레기 취급할까 두려웠다고요. 동창들 사이에서 낯 못 들까 봐 무서웠다고 했죠. 그러면서 저한테 내민 건 고작 3억뿐이었어요. 가진 게 이게 전부라며 미안하다 하고는 그대로 사라져 버렸어요.” “세상에... 정말 인간 말종이네요!” “예전에는 그런 놈일 줄 누가 알았겠어요? 진짜 더럽네요. 집까지 무너져 내린 와중에 그 짓을 털어놓다니요. 완전히 바닥으로 끌어내리고 싶었던 거 아니에요? 이건 남편은커녕 원수보다 더 심한 짓이네요.” 여자는 와인잔을 기울였다. 지금 그녀의 몸에 걸친 건 하나같이 최고급 브랜드였고 입꼬리에는 비웃음이 가득한 미소가 번졌다. “제가 그 뒤로 반년 동안은 정말 무너졌었어요.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건축 회사를 찾아다녔지만 소식조차 없었어요. 그러다 3년 전에 그 땅을 다른 회사가 인수했고 결국 별장 공사가 다시 시작됐어요. 1년 만에 바로 준공됐고 그때 저도 깨달았어요. 더는 남자 하나 때문에 인생을 망칠 수 없다고. 해외로 나갔을 때 은사님를 만나면서 제 인생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됐어요.” 그녀는 잔을 들고 배승호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 부도난 현장을 인수한 사람이 바로 배승호 대표였어요. 물론 대표님은 그저 사업적인 이유로 움직였겠지만 제게는 그게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됐죠. 그러니 이 잔은 대표님께 권하고 싶네요.” 배승호가 맡아 온 프로젝트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고 일 처리만큼은 누구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배승호는 잔을 살짝 흔들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자연스레 대화는 다른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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