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5화
배승호는 더 이상 그 주제를 이어가고 싶지 않았고 장선우는 배승호의 표정을 알아차리고는 손을 내저었다.
“그래, 먼저 가봐. 이따가 저녁에는 축하 공연도 있어. 오늘 학생들이 들떠서 난리더라.”
배승호는 자리로 돌아가 휴대폰을 꺼내 확인하다가 문득 떠올렸다. 배승호는 이미 온채하를 이미 차단해 두었다. 그의 손가락이 차단 목록을 풀려는 순간 옆에서 진여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승호 오빠, 잠깐만 같이 나갔다가 올래? 가슴이 좀 답답해서...”
배승호가 단상에서 결혼 3년 됐다고 말한 순간부터 진여울의 안색은 달라져 있었다. 진여울은 손끝을 파고들 듯 움켜쥐었고 지금도 피가 날 정도로 손톱자국이 남아 있었다. 주위 사람들은 두 사람을 자꾸 쳐다봤다. 어떤 이는 진여울이 바로 배승호의 아내라고 착각했는지 슬그머니 사진까지 찍었다.
배승호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 가자.”
배승호는 고개를 숙이고 옆문으로 걸어 나갔고 진여울도 그의 뒤를 따라가 넓은 공간에 이르자 가슴을 가볍게 두드리며 숨을 고르듯 말했다.
배승호는 휴지 한 장을 건넸다.
“당분간은 차라리 조용히 쉬는 게 나아. 마음이 힘들다면 상담도 받아 보고.”
진여울은 창백한 얼굴로 억지로 웃었다.
“괜찮아. 몇 년째 이러고 살아. 그냥 사람 많은 자리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 것 같아. 그래도 곧 학교에 정식으로 나가야 하니까 조금씩은 적응해야지. 오늘도 난 그냥 연습이라 생각했어.”
말을 이어가던 진여울은 무심한 듯 물었다.
“채하는 같이 안 왔어?”
“같이 왔어.”
“아까 받은 타임캡슐은... 채하랑 관련 있는 거지?”
배승호는 멀리 시선을 두고 짧게 부정했다.
“아니야. 별 의미 없는 낙서 같은 거였어. 장 선생님이 시켜서 큰소리로 읽으라면 괜히 민망할까 봐 그랬던 거지. 젊을 때는 다들 허세 섞인 말만 하니까.”
진여울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마음을 놓았다.
배승호는 시선을 거두고는 휴대폰을 열어 온채하를 차단 해제했고 짧게 메시지를 남겼다.
[어디야?]
그 시각 온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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