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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1화

배승호는 몇몇 동문과 짧게 인사를 나누고는 곧장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때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승오 오빠.” 진여울이었다. 재원 대학교 출신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재원시 음악학원의 객원 교수였고 진여울을 이 자리에 데려온 이는 재원대와 인연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덕분에 진여울도 같은 구역에 차를 댈 수 있었다. 진여울은 눈빛이 반짝였고 천천히 걸어와 미소 지으며 배승호한테 말을 건넸다. “방금 도착한 거예요?” 배승호는 진여울을 보는 순간 얼굴빛이 조금 누그러졌다. “그래. 넌 왜 왔어?” “이쪽 교수님이 저를 초대해 주셨어요. 성악 전공 학생들 실력 좀 봐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주위에서 누군가 진여울을 알아보는 순간 플래시가 연달아 터졌다. “와! 진여울이야. 외국에서 곡으로 상만 다섯 번이나 받은 여신 아니야?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뛰어난 작곡가는 오랜만이라고 들었어.” “와, 실제로 보니까 더 예쁘네!” “진여울 씨, 여기 좀 봐주세요. 자, 한 번만 웃어주세요! 진여울 씨가 쓴 곡들은 정말 감명 깊었어요. 단순히 감정만 담은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희망과 아름다움까지 담겨 있더라고요. 지금도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났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힘들 때 그 노래들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거예요.” 진여울은 환하게 웃으며 배승호의 팔을 자연스레 끼었다. “좋아해 주신다니 저도 기쁘네요. 그런데 저희는 일정이 있어서 이만 실례할게요.” 배승호는 몸을 움직이지 않았고 대신 무의식적으로 차 안을 향해 시선을 보냈다. 온채하는 차 안에서 모든 말을 똑똑히 들었다. 특히 기자가 다섯 개의 곡이라고 말하는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 그리고 진여울이 뻔뻔스럽게 그것을 자기 곡이라고 받아들이는 장면에서 굳게 움켜쥐고 있던 손끝이 힘없이 풀렸다. 온채하에게는 원본 악보도 아무런 증거도 남아 있지 않았고 이미 다 사라진 뒤였다. 지금 당장 뛰쳐나가 사실을 밝히더라도 세상은 온채하를 비웃을 거고 심지어 무차별한 공격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고개를 떨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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