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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배승호와 온채하는 차의 뒤 좌석에 탔고 앞에 있는 성시현이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온채하는 여전히 화가 나 있었고 가방 속에서 작은 거울을 꺼내 은근슬쩍 얼굴을 비춰봤다. 화장은 완벽했고 화장이 잘 안 받은 곳도 없었다. 배승호가 일부러 빈정댄 게 분명했다. 배승호는 한쪽 팔꿈치를 창틀에 괴고 창밖을 바라보다가 온채하의 은밀한 동작을 보고 입술 끝을 살짝 올렸다. “오늘은 딱 당삼채 같네.” 배승호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차 안이 잠시 얼어붙었다. 배승호도 스스로 무슨 말을 한 건지 깨닫자 눈을 감고 더는 이어가지 않았다. 온채하는 작은 거울을 꽉 움켜쥔 채 고개를 돌려 창밖만 바라봤다. 그런 별명이 붙었던 건 오래전 일이었다. 온채하가 갓 스무 살의 생일날 자신을 배승호에게 내어주던 시기쯤이었을 것이다. 차 안은 다시 침묵으로 가득 찼고 그렇게 재원 대학교 정문 앞에 도착했다. 백 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날이라 학교 앞은 이미 수많은 기자와 매체 관계자들로 빽빽하게 메워져 있었다. 재원대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문 대학이고 오늘은 백 년을 기념하는 자리라 해외에서 온 유명 인사와 가수들까지 초청된 터였다. 온채하는 차창 너머로 빽빽이 몰린 인파를 보자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오랜만에 마주한 인파 때문에 온채하의 손바닥은 곧바로 땀으로 젖었다. 교내에 마련된 주차장은 동문에게만 허용된 구역이었다. 졸업생 신분이 아니면 학교 밖 임시 주차장에 차를 대야 했지만 배승호의 차는 예외였다. 검은 롤스로이스에다 숫자 1로 이어진 번호판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었다. 순식간에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달려왔고 그곳에 있던 다른 동문도 술렁거렸다. 재원시에서 이런 번호판은 단순히 돈만 많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배승호가 온채하의 손을 잡고 내리려 하자 온채하는 곧장 그의 손을 뿌리쳤다. 순간 배승호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 와중에 또 심술부리지 마.” 온채하는 입술을 세게 깨물며 주위를 에워싼 기자들을 바라봤고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히며 간신히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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