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화
배승호는 분노를 억누른 채 운성 빌리지에 도착했다.
임씨 가문에서 보낸 경호원 둘이 이미 대문 앞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고 표정에는 짜증이 가득했다.
배승호는 신경도 쓰지 않고 뒤쪽에 서 있던 온채하를 앞으로 내세웠다.
“너한테 사과하러 온 거야.”
그러자 두 경호원 얼굴에는 수치심과 분한 기색이 동시에 스쳤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온채하 씨, 왜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는 거예요?”
그 말을 듣자마자 온채하는 불쾌해졌고 눈썹을 치켜올리고 핸드폰을 꺼내 촬영 버튼을 눌렀다.
“쓸데없는 말 말고 사과부터 해.”
경호원들의 얼굴은 굳어 있었지만 이미 명령을 받고 온 터라 온채하를 만족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둘은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날 있었던 일은 전적으로 저희 잘못입니다. 온채하 씨께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저희를 용서해 주시고 더는 문제 삼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온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분하게 말했다.
“좋아. 대신 죄송하다는 말을 열 번씩 더 해.”
경호원들은 분노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지만 결국 그대로 따라 할 수밖에 없었다.
온채하는 촬영을 마치고 미소 띤 목소리로 마무리했다.
“됐어. 이제 가서 어르신께 전해. 내가 용서했다고 말이야.”
온채하는 그 자리에서 SNS에 바로 영상을 올렸다.
[사과받았으니 기분 좋음.]
이런 짧은 글귀와 함께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영상을 본 사람들은 ‘좋아요’조차 누르지 못했고 댓글은커녕 아무런 반응조차 없었다. 임씨 가문의 어르신이 얽혀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았기 때문이다.
경호원 둘은 임씨 가문 본가에 돌아가자마자 김연주의 분노를 마주해야 했다.
“이 계집애가 날 미쳐 죽게 할 작정이냐? 당장 배승호한테 연락해서 저 영상 지우라고 해. 빨리 지워!”
그 무렵, 샤워를 마치고 나온 배승호는 임씨 가문 쪽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곧이어 배승호의 할아버지인 배정환한테서도 전화가 왔다.
배승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가운 차림으로 거실로 내려오자 소파에 앉아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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