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화
사무실의 의자에 앉은 배도윤의 얼굴이 많이 지쳐 보였다.
“변호사가 도움이 됐어?”
“네. 감사합니다, 오빠.”
“승호랑 또 싸웠어?”
이에 온채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배도윤이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따가 같이 밥이나 먹자. 내가 변호사를 찾아줬으니까 한턱 내야지.”
“오빠, 요새 저는 컨디션이 안 좋아서 다음에 식사를 대접할게요.”
배도윤도 강요하지 않았고 건강을 잘 챙기라고 당부했다.
온채하가 자기의 자리에 돌아왔을 때 이미 퇴근 시간이 되었다.
이때, 육재은이 들어오면서 자료 한 무더기를 그녀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오늘 밤에 다 정리하세요.”
자료가 약 1m나 쌓여 있어서 정리하려면 밤을 새야 했다.
온채하는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터뜨렸다.
“이건 너무 많지 않나요?”
이목구비가 날카롭게 생긴 육재은은 차가운 말투로 말하였다.
“많다고 생각하면 회사를 그만두세요. 온채하 씨의 일이 부서에서 가장 쉽거든요. 다른 동료들은 프로젝트 때문에 한 달 넘게 야근했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완성하면 온채하 씨의 급여도 같이 인상되는데 팀워크 정신을 좀 가졌으면 좋겠어요.”
온채하는 눈살을 찌푸리고 자료들을 훑어보았다.
정리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자료들이었다.
예전 같으면 육재은은 모른 척하고 지나쳤겠지만 오늘 밤에 그녀는 온채하를 괴롭히고 싶었다.
하지만 이것은 확실히 온채하의 업무 범위에 속하기 때문에 거절한다면 도리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맨 위의 자료를 들고 보기 시작했다.
육재은은 매우 능력이 있는 여자였다. 일부러 온채하의 트집을 잡으려고 한다면 온채하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부서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며 속으로 육재은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온채하는 저녁에 빵을 조금 뜯어 먹고 나서 계속 야근을 했다.
이때 부서의 직원들은 모두 퇴근해서 아무도 없었다.
잠시 후, 그녀는 시큰거리는 손목을 움직이면서 일어서서 화장실에 갔다.
그러나 들어가기도 전에 전지혜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러지 마요. 회사에 아직 사람이 있어서 누가 보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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