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화
임재준은 처음 듣는 이야기에 할 말을 잃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할머니 송옥경이 있는 병실에 도착하자 통화를 끊었다.
그가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송옥경이 다그쳐 물었다.
“어때? 배씨 가문에서 온채하에게 사과하라고 보내겠대?”
임재준은 베개를 송옥경의 등에 받쳐주며 조심스레 말하였다.
“배씨 가문의 어르신께서 온채하를 본가로 부르셨는데 온채하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아서 결국 화가 나셔서 그 자리를 떠나셨대요. 아무튼 배씨 가문도 어쩔 수 없다고 하네요.”
이 말에 송옥경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고 주먹을 꽉 쥐었다.
“우리 몇몇 가문들이 설마 저 계집애 하나를 처리 못 하겠어? 넌 배승호와 친하잖아. 두 사람이 이혼하면 내가 바로 저년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거야.”
임재준은 여전히 부드러운 말투로 몇 마디 위로하고 나서 방금 배승호가 했던 말을 다시 전달했다.
“할머니, 그래서 배승호는 온채하와 이혼할 수 없어요.”
송옥경은 냉소를 흘리면서 악독한 눈빛을 번뜩거렸다.
“배승호가 온채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냥 없애버리면 되잖아. 그러면 주식 양도도 무효가 되지.”
이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배승호는 종래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할머니, 경찰이 곧 올 거예요. 배씨 가문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하면 할머니께서 책임져야 할 것 같아요. 일이 커지면 경찰이 할머니를 데리고 경찰서에 갈지도 몰라요.”
이 나이에 이런 일로 경찰서에 불려 가는 일은 치욕이었다. 앞으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것이고 임씨 가문도 이런 수모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송옥경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르르 떨었다.
평생 순탄하게 살아온 그녀는 이런 협박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나쁜 년, 천한 년! 가만두지 않을 거야!”
임재준은 침착하게 송옥경을 달랬다.
“온채하가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경찰은 할 수 없이 절차대로 움직여야 해요. 온채하가 사과만 원한다니까 걔를 잡은 두 경호원에게 사과하라고 하면 돼요. 할머니께서 나서지 않아도 돼요. 이 일을 계속 끌면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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