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Read
Open the NovelRead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158화

두 사람은 몇 걸음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섰다. 온채하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그녀는 몸을 돌려 방을 나서려 했다. 깊게 숨을 들이마신 남자가 느릿하게 온채하를 따라왔다. 온채하는 욕실로 들어갔다. 피로도 녹일 겸 몸을 깨끗하게 씻기 위함이었다. 배승호가 욕실 밖에 있다는 걸 알고 있던 온채하는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아 일부러 더 오랜 시간 동안 욕조에 몸을 담갔다. 삼십 분쯤 지나자 배승호가 조급한 듯 문을 두드렸다. 온채하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대충 물기를 닦아낸 그녀가 문을 열며 남자에게 물었다. “뭐 하자는 건데.” 배승호는 대답 대신 욕실 안으로 들어와 문을 쾅 닫았다. 반사적으로 뒷걸음친 온채하를 배승호가 단단히 붙잡아 세면대 위로 앉혔다. “배- 읍...” 온채하가 손을 들어 남자의 뺨을 후려치려 했지만 배승호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듯 붙잡았다. 그 순간, 욕실의 불이 꺼지며 어둠이 내려앉았다. 욕실에는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로 가득 찼다. 억눌렸던 기억이 되살아나듯, 온채하의 몸이 본능적으로 떨려왔다. 세면대를 짚은 손끝에 긴장과 두려움이 스며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배승호가 몸을 숙여 온채하의 입술에 닿으려 했지만 그녀는 얼굴을 돌려 강하게 남자를 거부했다. 침실의 불빛이 문틈 사이로 스며들어 희미하게 서로의 얼굴이 보였다. 배승호는 온채하의 턱을 움켜쥐며 강제로 그녀의 시선을 돌리려 했고 그녀는 굳은 얼굴로 끝까지 버텼다. 배승호는 아예 손으로 온채하의 턱을 벌려 그녀와 입을 맞추었다. “흐읍...” “하아...” 온채하는 격렬하게 반항하고 있었지만 과거에 수차례나 몸을 섞어왔던 터라 익숙한 감각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때 핸드폰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울렸다. 허리 짓을 멈춘 배승호가 짜증 섞인 숨을 내쉬며 전화를 집어 들었다. “뭐야?” “형?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 배승호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를 차갑게 잘라냈다. “본론.” “아, 그냥 형이 실종됐을 때의 일이야. 단서를 찾았거든. 형은 태어나자마자 유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 NovelRead, All rights reserved

Booksource Technology Limi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