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화
부서 회식은 대체로 사람끼리 친목을 다지고 서로의 벽을 허무는 자리였다.
신입은 온채하 말고도 몇 명 더 있었고 마침 프로젝트도 끝난 터라 다들 나름 축하할 만한 분위기였다.
구석에 자리 잡은 온채하는 그저 술잔만 들고 있다가 조용히 빠져나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누군가 노래를 신청하기 시작했다.
단발머리를 한 여자아이가 온채하에게 물었다.
“채하 씨는 뭐 부르고 싶어요? 내가 대신 신청해 줄게요.”
순간 온몸이 굳었다.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목이 죄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처럼 호흡이 가빠졌다.
여자가 눈을 굴리며 무심하게 내뱉었다.
“내가 아무거나 눌러 줄게요. 완전 채하 씨한테 딱 맞는 곡이에요.”
룸 안에 비웃음 소리가 퍼졌다.
그녀가 신청한 곡은 <잘못된 만남>이었다.
전주가 흘러나오자 평소 대놓고 온채하를 비꼬던 몇 명이 입을 모아 그녀를 놀려댔다.
“빨리 불러요! 이거 채하 씨 주제곡이잖아요.”
“빨리요! 전주 다 끝난다고요!”
“신입 주제에 빼기는,,, 빨리 나오라고요!”
술잔을 내려놓은 모두가 그녀를 향해 기대와 비웃음이 섞인 시선을 보내왔다.
온채하는 방금 대신 노래를 신청해 주겠다던 그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받아 들었다.
“이 노래는 오히려 지혜 씨한테 딱 맞는 것 같은데요? 며칠 전에 우리 부서 남자랑 키스하는 거 봤거든요. 근데 그 남자 유부남이던데,,, 제가 사진도 찍어 놨어요. 다들 궁금하지 않아요?”
말은 사실이었지만 사진은 없었다.
며칠 전, 그녀는 분명 전지혜가 어떤 남자와 껴안고 있는 걸 목격했다.
다만 남자의 뒷모습만 봤기 때문에 그가 같은 부서의 사람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 자기 업무도 제대로 못 하면서 애교로 남자 동료들을 부려 먹는 그녀의 행실로는 충분히 있을 만한 일이었다.
전지혜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렸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쳤다.
“헛소리하지 마요!”
온채하는 고개를 숙인 채 담담히 말했다.
“그럼 지금 당장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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