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화
온채하는 안시우가 불쌍했다.
죽는 순간까지 부모에게 죄책감을 느끼던 그녀였지만 부모라는 작자들은 흡혈귀처럼 평생 그녀에게 희생을 요구했고 심지어는 세상을 떠난 뒤에도 무심했다.
온채하는 눈앞의 여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이 집안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문제인 것 같았다.
안시훈 또한 누군가의 함정에 걸려들었다.
함정을 판 사람들이 좋은 마음을 품었을 리가 없었다.
안시훈은 곧 집과 차를 팔아야 할 지경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역시 좋은 인간이 아니었다.
그 집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더구나 그 뒤에 계략을 꾸미는 친부모가 버티고 있으니... 집안에 흉신이 든 게 분명했다.
“제가 드리는 마지막 경고예요. 시우 씨는 이미 세상을 떴어요. 그녀가 죽을 때까지 놓지 못한 것도 당신들이었죠. 큰아버지네 집안은 자기 아들을 이 집에 들여보내기 위해 일부러 시우 씨가 아이를 잃어버리도록 했어요. 그래야 당신들이 그 아이에게 돈을 쓰지 않을 테니까요. 제 경고는 여기까지예요. 믿지 않으시면 저도 방법이 없네요.”
깊이 허리 굽혀 인사한 그녀는 말없이 자리를 떴다.
박승연은 얼굴을 찌푸린 채 가만히 자리에 서 있었다.
소란을 눈치채고 밖으로 나온 남편이 그녀에게 물었다.
“아침부터 무슨 소란이야?”
“어제 그 애야. 시우가 죽었다는데... 대체 뭐가 뭔지.”
“죽으면 죽은 거지. 딸 키워봤자 쓸데없어. 형님이 아들을 맡겨주셔서 망정이지...”
조용히 식탁 의자에 앉은 박승연은 어쩐지 마음이 불편했다.
과거에는 분명 안시우를 아꼈던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짐처럼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고...’
아마 딸은 키워봤자 쓸데가 없다는 소리를 하도 들어와서 그런 것 같았다.
게다가 안동수가 하도 그녀를 조롱하고 비웃어대니 더 아들에게 집착하게 되었던 것 같았다.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승연에게는 타격이 큰 일이었다.
“조재우가 돈이 얼마나 많은데 설마 시우 하나 못 지키겠어? 분명 둘이 짜고 우릴 속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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