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화
조예림이 찻잔을 입술에 가져다 댔다.
따뜻한 차가 목을 적셨지만 그녀의 표정은 싸늘하기만 했다.
“곧 그년이 도착할 거다. 들어오자마자 기절시키도록 해.”
짧게 숨을 고른 그녀는 곧장 휴대폰을 꺼내 진여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울아, 오늘 승호랑 심리 상담 좀 다녀오는 게 어때?”
말뜻을 단번에 알아챈 진여울이 눈을 반짝였다.
조예림이 일부러 배승호와 온채하를 떼어내려는 게 분명했다.
‘온채하를 없애버리려는 게 분명해.’
그녀는 입술에 미묘한 웃음을 그리면서 다정한 미소로 대답했다.
“잘됐네요. 지금 마침 배성 그룹으로 가는 길이거든요. 무슨 일 있으세요?”
“아냐. 일은 무슨. 네가 건강을 회복해야 내가 증손자를 안지 않겠니.”
진여울의 볼에 옅은 홍조가 번졌다. 그녀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끊은 조예림은 바로 옆의 경호원들에게 날카롭게 명령했다.
“그년을 시골로 보내. 현지 사람들한테 돈 좀 쥐여주고, 다시는 이곳에 발 못 붙이게!”
“네, 사모님.”
그 시각.
온채하가 차를 타고 본가 앞에 이르렀을 때, 낯선 번호가 화면에 떠올랐다.
그녀가 차에서 내리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수화기 너머에서 배승호의 낮고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차단 풀어.”
반사적으로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굵직한 발소리와 함께 나무 뒤에서 두 명의 경호원이 튀어나왔다.
온채하는 본능적으로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핸드폰이 손에서 미끄러져 땅에 떨어졌지만 통화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경호원들의 손에는 흰 천이 들려 있었다.
그들은 숨소리를 죽이며 그녀에게 바싹 다가왔다.
온채하가 눈을 빛냈다.
빠른 속도로 가방에서 고춧가루 분사기를 꺼낸 그녀가 남자들을 향해 그것을 뿌렸다.
칙!
얇은 분사음과 함께 비명이 어둠을 가르며 터져 나왔다.
온채하는 떨어진 핸드폰 따위는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대문 쪽으로 달렸다.
“잡아!”
뒤에서 울려 퍼지는 남자들의 목소리.
심장이 미친 듯 뛰었지만, 그녀의 발걸음은 더 빨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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