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문을 닫고 샤워를 한 후 잠옷을 입고 나왔을 때 배승호는 그녀의 침실 안에 있었다.
그의 시선은 그녀의 무릎에 머물렀다. 방금 넘어져서인지 무릎이 모두 벌겋게 되어 있었다.
그의 동공이 갑자기 수축하더니 그녀를 잡아채듯 끌어당겨 침대에 눕혔다.
온채하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고 숨이 턱 막혔다.
“놓아줘!”
그의 손가락이 안으로 스며들었지만 두꺼운 위생용품을 만지고 나서 그는 오늘이 그녀의 생리 기간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안 되는 거였구나.’
그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온채하는 분노와 굴욕감에 온몸이 떨렸고 그가 놓아주자마자 바로 욕실 쪽으로 달려갔다.
위는 사람의 감정을 담는 기관이다.
그녀는 지금 토할 것 같았지만 저녁에 많이 먹지 않아 뱉을 게 별로 없어서 노란 담즙만 조금 나왔다.
그 소리를 들은 배승호는 서둘러 따뜻한 물 한 잔을 따라서 그녀에게 갖다주었다.
몇 번을 토한 그녀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고개를 들어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본 그녀는 한마디도 입 밖에 낼 수 없었다.
그가 따뜻한 물을 건네며 물었다.
“또 아파?”
온채하는 물컵을 내동댕이쳤다. 유리가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그녀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 거울에 비친 눈이 붉게 충혈된 자신을 바라보았다.
양손으로 세면대를 걸친 채 순간적으로 무력감에 빠졌다.
배승호는 곁에 있던 휴지를 집어서 그녀의 입가를 닦아 주었다.
“여울이는 중증 우울증인데도 너처럼 감정 기복이 이렇게 크지 않더라.”
온채하의 몸이 굳었다. 눈을 감은 채 그녀는 정말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랐다.
무기력함에 휩싸인 그때 배승호가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손을 들어 허리를 살짝 꼬집었는데 확실히 많이 말라 있었다.
그는 그녀를 들어 올려 침대에 눕혔다.
“얼른 자.”
온채하는 몸을 웅크렸다. 십몇 년 사랑한 남자에게 모든 할 말을 잃어버리는 순간 그녀는 정말 자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몰랐다.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송원 별채의 전용 벨 소리였다.
그녀는 주먹을 꽉 움켜쥔 채 숨결이 살짝 떨렸다.
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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