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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남자는 그들이 친척 집에서 입양한 아들이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잘못 걸려 온 전화야.” 전화는 이내 끊겨 버렸고 조재우는 핸드폰을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작은 별장은 그가 벌어서 산 것이었고 팔려고 하니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이 집안 곳곳에 안시우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다. 만약 그녀가 아직 살아있었다면 그는 망설임 없이 이 집을 팔고 그녀와 함께 떠났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안시우는 없고 이곳의 물건은 그녀가 남긴 물건들이었다. 이 집을 팔게 되면 두 사람의 추억까지 모두 사라지는 것이었다. 막막한 그의 눈빛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던 온채하가 입을 열었다. “시우 씨의 유골함을 정원에 묻어요. 시골에 내려갈 생각은 하지 마세요. 시우 씨가 조 대표님을 많이 사랑하잖아요. 시우 씨한테는 조 대표님이 있는 곳이라며 어디든 상관없을 거예요.” 조재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정원으로 갔다. 온채하는 급히 구석에서 삽을 하나 꺼냈다. 정원은 잘 정돈되어 있었고 안시우는 정신이 그렇게 망가졌어도 정원의 식물들을 파괴하지 않았다. 온채하가 삽으로 조그마한 구덩이를 파자 옆에 서 있던 조재우가 유골함을 그 안에 넣었다. 집안으로 돌아와 작은 나무패 하나를 꺼냈다. 이것은 그가 이전에 조각한 것이었고 나무패 위에는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았다. 그는 땅 위에 나무패를 살며시 꽂았다. 삽을 옆에 놓고 온채하는 무릎을 꿇었다. 그 모습에 놀란 조재우는 서둘러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채하 씨, 이러지 마.” 입을 열면 눈물이 날까 봐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온채하는 그의 어깨를 툭툭 치고 뒤돌아섰다. 이곳에 있으면 슬프고 죄책감 때문에 가슴이 찢어져 얼른 도망치고 싶었다. 차에 돌아와서 그녀는 핸들을 꽉 잡았고 목이 너무 아프고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생리 2일 차, 갑자기 찾아온 통증으로 인해 그녀는 입술이 창백해졌다. 잠시 후, 핸드폰을 꺼내 임수민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밤 어디로 갈 거야?] 그 문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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