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차가 떠난 후에야 판매원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사람들은 돈이 많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라 건드리면 안 돼요. 되도록 저들과 접촉하지 마세요. 저들의 세상은 우리의 세상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온채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여러 차를 둘러보고 고민 끝에 재고가 있는 차로 골랐다. 퇴근하고 나서 바로 차를 몰고 갈 수 있었다.
남자 판매원은 웃으며 물었다.
“신차 인수식이라도 준비할까요? 꽃은 저희 쪽에서 준비하겠습니다.”
“아니에요.”
계산하고 대리점을 나오는데 람보르기니 한 대가 그녀의 앞에 멈춰 섰다.
그 차에는 진여울이 타고 있었고 차에 혼자 있던 진여울은 본색을 드러냈다.
“오빠가 사준 차야. 교수가 된 걸 축하하는 의미에서. 그런데 내가 운전 솜씨가 별로라서 말이야. 놀란 거 아니지?”
진여울의 얼굴에는 위선적인 웃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왠지 모르게 진여울의 어떤 모습이 진아린과 매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여울은 한숨을 쉬며 핸들에 주물렀다.
“지난번에 오빠랑 같이 노북로에 가서 어묵탕을 먹었는데 오빠가 그러더라.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다고. 예전의 힘들었던 때가 자꾸만 떠오른다고 했어. 온채하, 그거 알아? 남자들은 성공하게 되면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아. 너만 지금 과거에서 빠져있다고. 오빠는 날 노북로에 데려갔을 때부터 과거에서 완전히 벗어났어.”
“네가 그렇게 대단하다면 얼른 이혼 합의서에 사인해.”
온채하는 캔버스 가방을 든 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자신이 없으니까 이렇게 내 앞에서 자랑질하는 거 아니야? 배승호가 너한테 믿음을 주었다면 여기서 날 기다리고 있지도 않았겠지. 고작 나한테 이 차를 보여주려고 이러는 거야? 진여울, 어찌 됐든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잖아. 어떻게 이렇게 속이 좁을 수가 있지?”
진여울의 얼굴은 순식간에 새파랗게 질렸고 그녀는 차갑게 웃었다.
“무슨 배짱이 있어서 이렇게 당당한지 모르겠어. 승호 오빠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 사람이 날 사랑하든 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