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화
짧은 말 한마디가 왠지 모르게 사람을 슬프게 했다.
온채하는 예전에 그녀를 매우 원망했었다. 그녀한테 안시우는 그저 이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난동을 부리는 미치광이에 불과했다.
그러나 안시우가 운성 빌리지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매일 챙겨주던 과일 주스 한잔이 생각나서 그녀는 안시우를 용서할 수 있었다.
어쩌면 결혼에 실패한 여자만이 이러한 멘붕 상태를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조 대표님은 오후 6시가 되어야 퇴근할 거예요. 야근하면 밤 8시, 9시가 될지도 모르고요. 여기서 언제까지 기다릴 거예요?”
“괜찮아요. 기다리는 것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안시우는 고개를 들었고 막막하던 그녀의 얼굴은 온채하를 보자마자 순식간에 밝아졌다.
“사모님.”
온채하는 그 호칭이 익숙하지가 않았고 안시우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
“사모님도 참 가여운 분이에요.”
온채하는 그제야 안시우의 손목에 많은 흉터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자해로 인해 생긴 상처 같아 보였고 흉터가 많아 손목에 멀쩡한 피부가 하나도 없었다.
요즘 그녀는 예전처럼 그렇게 흉악하고 난동을 부리지는 않았다. 가끔은 멍한 상태로 있다가도 가끔 정신이 돌아오기도 했다.
“사모님, 냄비에 국 끓여놨는데 드실래요? 요즘 몸이 안 좋아서 한밤중에 자꾸 깨시잖아요. 수면에 도움이 되는 약재도 함께 넣었어요.”
그러나 옛날의 온채하는 그 국물을 결국 마시지 못하였다.
조재우에게 전화를 걸어 내려와서 안시우를 데려가라고 했다.
이내, 조재우는 땀을 흘리며 허겁지겁 달려왔다. 고작 39살밖에 되지 않는 남자의 얼굴이 순식간에 확 늙어 보였다.
“여보, 나랑 같이 가.”
안시우는 조용히 그의 뒤를 따라 몇 걸음 걷다가 다시 돌아와 온채하를 끌어안았다.
“사모님, 우리 남편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화내지 마세요. 우리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라요.”
그녀는 온채하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조재우는 안시우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황급히 다가와 두 사람을 떼어놓았다.
목이 아팠던 온채하는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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