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4화
이것은 감정적인 절단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유태진은 박은영의 실종으로 극도의 불안함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배서훈의 전화를 받자마자 녹음 기능을 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다.
그는 배서훈에게 어떠한 폭력적인 수단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유태진은 배서훈의 살 길 자체를 아예 막아버렸다.
배서훈은 지금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자신의 안위를 생각한다면 귀국할 수 없었지만 귀국해서 죄가 입증된다면 아버지까지 함께 말려들어 오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귀국할 수 없게 된 지금, 배서훈은 웨커에 대한 권한도 내놓아야 했다. 어렵게 추진했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 사실상 강제적인 퇴임이나 다름없었다.
배서훈의 국내 비즈니스 분야에 대한 야심 찬 모든 계획은 완전히 좌절되었다.
그는 원래부터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고 감정은 부족할지언정 사업 구상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쏟아붓곤 했다. 배서훈은 엄청난 포부를 가지고 웨커의 대권을 장악한 후, 국내에 자리를 잡아 상류층으로 진출하길 원했다.
그는 웨커를 발판 삼아 유태진의 회사를 함정에 빠뜨린 후, 아버지처럼 정치인의 길을 걸을 수 있어야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지금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배서훈은 당연히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싸움에는 언제나 승패가 있기 마련이었지만 자신이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심준영은 배서훈을 바라보았다. 그 역시 당연히 배서훈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뛰어난 능력 덕분에 남들보다 훨씬 앞서 나갔던 존재가 지금 이 지경에 이르러버릴 줄은 몰랐다.
그 정도의 지위와 배경을 지긴 사람이 하루아침에 귀국조차 할 수 없는 신세로 내몰렸다.
배서훈은 유태진과의 싸움에서 처참하게 패배하고 잿더미만 남게 되었다.
만약 유태진과 맞서지 않거나, 비슷한 야망만 갖지 않았더라면 배서훈은 앞날이 창창할 젊은이였을 것이다.
유태진은 마침내 입꼬리를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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