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8화
그 순간, 휴대폰을 쥔 유태진의 손에 무의식적으로 힘이 들어갔다.
그의 두 눈에는 차가운 살기가 어리더니 입가에 싸늘한 비웃음이 걸렸다.
“배 대표님, 수완이 참 대단하네요.”
배서훈이 유태진의 위협적인 말투를 알아차리지 못할 리 없었다. 그는 이제 모든 패를 다 까놓고 보여주는 셈이었다. 이렇게나 큰 협상 카드를 손에 쥐고 있었으니 이용해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유 대표님도 이해해 주시죠. 우리 다 같이 사업하는 사람이잖아요. 결과가 중요하지, 과정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이득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죠. 하물며, 유 대표님은 제 선배님이시잖아요.”
아이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배서훈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왜인지 모르게 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무엇 때문에 분노했는지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유태진과 박은영 사이에 아이가 있든 없든 배서훈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과거에 없앴던 그 아이가 왜 살아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아이의 존재 때문에 박은영과 유태진이 절대 끊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는 생각에 배서훈은 분노했다.
물론 화가 나도 그는 시종일관 냉정한 표정과 말투를 유지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생각에 잠겼다.
‘유태진이 그렇게 필사적으로 구해낸 아이라면 인질로 써먹어야겠지?’
지금 유태진은 박은영의 실종사건 때문에 이곳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유태진 역시 한 몸으로 두 곳의 일을 신경 쓸 수는 없었으니 뉴오이 쪽은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을 터였다.
배서훈은 이미 그쪽으로 사람을 보냈다. 이 정도 속도라면 늦어도 내일 중으로 결과가 나올 게 분명했다. 아무리 유태진이라고 해도 이토록 신속하게 대처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니 당연히 협상해야 했다.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유 대표님, 한번 고려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회사의 이익이 우선인지, 아니면 은영 씨와 두 분의... 아이가 우선인지.”
배서훈은 조금도 급해하지 않았다. 지금으로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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