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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여긴 왜 왔어요?” 심준영이 손에 들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고 돌아섰다. 심가희는 설명하기 어려운 어색함과 복잡한 감정을 억누르며 대답했다. “옷... 가져다주려고요.” 그녀는 손에 든 재킷을 살짝 흔들었다. 마치 ‘몰래 엿들으러 온 게 아니다’라고 변명하는 듯했다. 지상호는 민망한 듯 코끝을 문질렀다. 그는 심준영의 약혼녀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심준영이 그녀의 이름을 단 한 번도 꺼낸 적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방금, 그 통화가 들켰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럼 두 분 얘기하시죠. 전 방해 안 하겠습니다.” 그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옆으로 비켰다. ‘상호 씨는 지은 씨랑 훨씬 더 가깝잖아. 결국, 지은 씨 편을 들 수밖에 없겠지...’ “네.” 문이 닫히자, 방 안에는 묘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심가희는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와 재킷을 내밀었다. “여긴 다 정리됐어요?” 사실 그녀는, 그가 조금이라도 변명해 주길 바랐다. “방금 건 그냥 농담이었어요.” “그 말, 신경 쓰지 마요.” “가희 씨는 제 약혼녀잖아요.” 그 한마디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좋았다. 그녀는 그런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쉽게 풀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심준영은 재킷을 받아 들고, 아무 표정 없이 세탁기 쪽으로 걸어갔다. “대충 정리됐어요.” 그는 원래 말수가 적고,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변명을 기대하는 건 애초에 무리였다. 심가희는 고개를 숙였다. 그가 자신이 입었던 옷을 세탁기에 넣는 걸 보는 순간, 가슴 한쪽이 쿵 내려앉았다. ‘혹시... 더럽다고 생각한 걸까.’ 세번 심호흡한 뒤, 그녀는 마음을 다잡듯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아까... 은지 씨랑 통화했어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심준영은 대답 대신, 옷장 쪽으로 돌아가 남은 옷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안부만 전했어요.” 그 한마디에, 심가희가 애써 세워온 용기가 조용히 무너져 내렸다. “그렇구나...” 그때, 그녀의 시선이 심준영의 휴대폰으로 향했다. 옥으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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