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8화
임지효의 시선이 박은영 손에 고정됐다.
“저 그 반지, 기억 났어요. 아마... 4년 전쯤이었을 거예요. 그때 아빠랑 프린스 경매회에 갔는데 이 다이아 반지가 그날의 하이라이트 작품이었어요.”
박은영의 시선이 곧장 옆자리의 유태진에게 향했다. 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진짜 화제였거든요. 다들 이 반지를 갖고 싶어 했어요. 그리고 마지막 낙찰가가... 220억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어, 얼마라고?’
박은영은 순간, 숨이 턱 막혔다.
그녀는 손에 낀 반지를 내려다보다가, 믿기지 않는 듯 다시 유태진을 올려다봤다.
“백 년 전 세베나 보석 디자이너가 사랑을 주제로 만든 유일한 작품이라고 소개했어요. 너무 희귀해서 오랫동안 박물관에 전시돼 있었대요. 그러다 경매에서 ‘일편단심’이라는 이름으로 팔렸고, 그때 낙찰가가 바로 그 금액이었어요.”
십 대였던 그녀는 아버지를 따라 세계 곳곳의 경매장을 다녔다.
그날의 장면은 지금도 생생했다.
보석에 한창 매료돼 있던 어린 시절, 그 반지는 그녀에게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꿈이었다.
220억 원짜리 사랑... 그건 동화 속 이야기에서나 존재할 법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 심지은이 눈을 반짝이며 감탄했다.
“아내분께 이런 선물을 하시다니, 유 대표님은 정말 대단하세요.”
그 한마디에 박은영은 손끝의 반지가 서서히 달아오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녀는 천천히 숨을 고르며 물었다.
“정말이에요?”
“그래. 그때 직접 프린스에 가서 낙찰받았어.”
박은영과 함께 혼인신고를 하러 가기 일주일 전의 일이었다.
그런데 유태진은, 단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다.
‘내 손에 낀 반지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라면... 태진 씨 손의 커플 반지는 어떻게 된 거지?’
잠시 후, 반지의 가격을 알아차린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감탄을 터뜨렸다.
“이 정도면 정말 정성이 대단한데요.”
“저런 건 진심이 없으면 못 해요.”
잠시 웅성거리던 그 틈에서, 심지은은 조용히 심준영과 심가희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묵묵히 고개를 숙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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