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6화
심지은은 환하게 웃으며 두 손으로 정성껏 포장한 선물을 내밀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자신의 마음을 꼭 받아주길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심가희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녀의 얼굴에 번진 밝은 미소가, 이상하게 마음을 건드렸다.
그러다 저도 모르게 시선이 그녀 뒤에 서 있는 심준영에게로 향했다.
‘준영 씨는 내 생일을 잊어버렸나 보네... 선물도 지은 씨가 대신 전해주고...’
심가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손에 든 선물 상자만 바라봤다.
잠시 후, 심지은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조심스레 물었다.
“가희 언니, 혹시... 선물이 마음에 안 드세요?”
그때 심준영도 입을 열었다.
“지은이가 가희 씨 주려고 직접 고른 거예요. 제 마음도 함께 담았으니까 받아요.”
심준영은 그녀가 자신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해 속상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옆에 있던 박은영은 그가 이런 말을 꺼낸 이유가 심지은 때문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
심가희 역시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그가 먼저 말을 꺼낸데다, 심지은 또한 순수한 마음으로 한 행동이라 여겼기에 굳이 사람들 앞에서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다.
“고마워요.”
심지은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심준영을 바라보았다.
살짝 번진 미소와 눈빛에는, 자신이 고른 선물이 마음에 들었다는 뿌듯함이 은근히 스며 있었다.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에요.”
말은 심가희에게 한 것이었지만 시선은 여전히 심준영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눈길을 따라 사람들의 시선도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심준영이 직접 준비해야 했을 선물을 심지은이 대신 건넸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관계의 균형이 이미 얼마나 기울어 있는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그 시선들이 한꺼번에 쏟아지자, 심가희의 가슴 한켠이 서서히 조여왔다.
박은영은 그 미묘한 변화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심가희의 손을 끌어내며 자리를 옮겼다.
더 이상 이 자리에 머무르게 할 수 없다는 듯, 단호하면서도 따뜻한 손길이었다.
심가희는 앞으로 걸어가며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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