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3화
박은영은 다시 소리 없이 고개를 들어 유태진의 조용한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둑한 조명 아래, 그의 얼굴 윤곽은 매우 입체적이고 뛰어났다. 콧대가 높긴 했지만 지나치게 딱딱해 보이지는 않았고 콧등 옆의 점은 약간의 매혹적인 느낌을 더해주었다. 쌍꺼풀 주름도 완벽하게 라인이 잡혀 아름다웠고 입술은 차가운 흰 피부와 대조되는 붉은 빛에 이목구비는 극도로 섬세하고 정교했다.
그녀는 유태진의 이 얼굴에 견줄 만한 다른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을 항상 알고 있었다.
만약 딸이 정말 유태진을 닮는다면 정말 흠잡을 데가 없을 것이다.
그를 얼마나 오랫동안 훑어봤을까.
박은영의 시선은 유태진의 얇은 입술에 몇 초간 머물렀다.
박은영은 뒤늦게서야 뻣뻣해지는 등골에 빠르게 눈을 돌렸다. 귀까지 함께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모든 잡다한 생각을 떨쳐냈다.
그녀가 눈을 감으려던 그 순간, 무심코 눈을 뜬 유태진은 박은영의 그녀의 어색하고 불편한 표정을 잠시 곁눈질했다.
그러고는 소리 없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
다음날.
박은영이 잠에서 깼을 때, 옆에 있던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유태진 씨?”
욕실 세면대에 가서도 불러 봤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박은영은 먼저 세수를 했다.
옷을 갈아입을 때도 그녀는 전신 거울 앞에 서서 옷을 걷어 올리고 배를 살펴봤다.
수술의 상처는 거의 아물었지만, 흉터가 옅어지는 데는 시간이 좀 필요했다.
이 기간 동안 박은영은 계속 약을 복용해야 했다.
항감염제뿐만 아니라, 후속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에스트로겐 보충제도 포함되었다.
그리고 관련 치료도 일정 기간 필요했다.
잠시 동안 더 극복해 내야만 했다.
박은영은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서 지민숙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지민숙은 박은영을 보자마자 웃으며 눈을 찡긋했다.
“사모님, 잘 주무셨어요?”
박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태진 씨는요?”
대충 시간을 확인해 보니 아침 치고는 꽤 늦어 있는 아홉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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