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2화
박은영도 유태진이 일부러 그러는 것을 눈치챘다.
방금도 일부러 그녀의 회의를 방해했다.
박은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유태진의 요상한 짓에는 조금도 쓰지 않고 그저 허리를 굽혀 그의 옷깃을 젖히더니 상처 부위만 확인했다.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이제는 약을 자주 바꿀 필요도 없었으니, 나중에 흉터 제거 연고만 잘 발라주면 되었다.
“샤워할 거 아니었어요? 안 갈 거예요?”
그녀의 표정에는 조금의 변화나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유태진은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
“정말 씻겨주게?”
“태진 씨가 씻겨달라고 했잖아요?”
그는 혀로 잇몸을 살짝 훑으며, 여전히 편안하게 베개에 기대어 있었다.
“너는 내가 정말 그렇게 짐승 같아 보여? 너처럼 다 나은 지 얼마 안 된 사람한테 씻겨달라고 할 거라고 생각해? 나는 그냥 너 퇴원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휴식에 신경 쓰라는 거지. 일 때문에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지 말라고 상기시켜 주고 싶었을 뿐이야.”
이 말은 듣기에는 꽤 점잖아 보였다.
박은영 역시 지금 그가 진심으로 걱정 중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시계도 한 번 확인해 보더니 다시 유태진에게 턱짓했다.
“그럼 태진 씨는 안방에 가서 자요.”
그러자 유태진은 책을 내려놓고 바로 누웠다.
“마음은 고맙지만 굳이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 나는 너랑 함께 대충 잘 수 있으니까.”
“...”
순전히 억지였다.
박은영은 절대 가지 않을 것 같은 유태진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적어도 오늘 밤은 그녀가 어디에 있든 따라올 것임이 분명했다.
예전에는 유태진이 이렇게 사람을 괴롭힐 줄 미처 몰랐다.
그리고 박은영도 졸린 상태였다.
단지 아직은 왜인지 모르게 미묘하고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 손목이 가볍게 잡아당겨졌다.
박은영의 몸은 통째로 침대 위로 넘어졌다.
그녀는 급히 유태진 위로 넘어지는 것을 피하려 했지만 타이밍이 조금 늦어 그의 어깨를 가볍게 눌렀다.
“유태진 씨, 태진 씨 지금 환자라는 건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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