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9화
이것은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절차가 복잡할 것이 분명했다.
유태진은 그때의 자신을 떠올리며 이제야 마음이 놓이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타이밍이 좋았던 게 아니라 내가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한 거야.”
“처음에 누가 나에게 네가 병원 산부인과에 있는 사진을 이메일로 보내줬더라고. 그 병원이 외삼촌이 수술받았던 병원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봤지. 거기에 특별한 표시가 있었거든. 그래서 나는 네가 그 아이와 관련된 일을 이 병원에서 처리할 거라고 예상했던 거야.”
박은영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
눈앞의 남자가 정말이지 어딘가 소름 돋는 존재 같았다.
유태진은 박은영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그 역시 함께 털어놓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런 상황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어. 나는 네가 임신했으니까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거든. 어쩌면 아이가 우리 둘 사이의 감정을 이어주는 접착제가 되어주지는 않을까 싶었지. 그래서 나는 기쁜 마음에 널 당신을 찾아갔던 거야. 하지만 그때의 너는 나에게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어.”
박은영은 충격으로 마비된 손가락을 꽉 쥐었다.
“아니에요. 그건 내 몸이 아이에게 생존할 기회를 줄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어요.”
“맞아, 그때 그 일은 내가 널 오해했던 거야.”
여기까지 말하면서도, 유태진은 그때 박은영을 추궁했던 자신이 얼마나 나쁜 놈이었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말없이 박은영의 손등을 쓰다듬어주며 말을 이었다.
“그때의 오해로 나는 네가 날 사랑하지 않는 줄 알았어. 그래서 굳이 결혼할 생각도 없는 주도영을 위해 아이를 지우려 한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그 아이는 우리 둘의 아이잖아. 뻔히 아는데 어떻게 그냥 가만히 보고만 있겠어?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주겠다고 약속하기 전에, 나는 이미 그 어처구니없는 의심과 비열함 때문에, 미리 해외의 특수 의료 기관을 찾아갔던 거야.”
“모든 장비를 준비하고 대기할 사람들도 미리 배치해 놓았지.”
여기까지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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