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3화
하지만 병실 문 밖에 서 있을 때까지도 배서훈의 표정은 여전히 약간 어두웠다.
그는 박은영이 자신의 모든 계획을 계속해서 망치는 것이 매우 불쾌했다.
배서훈은 사실 착하거나 인내심이 많은 사람은 아니었다. 같은 여자 때문에 몇 번이나 실수를 했다는 것은 그가 박은영에게 원한을 품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병실 문 앞에 다다랐을 때, 배서훈은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스스로도 영문 모를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면서 그는 결국 그 문을 밀고 들어갔다.
병실 안에는 현재 박은영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 덕에 배서훈이 거침없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침대 앞까지 걸어간 배서훈은 박은영의 잠든 얼굴을 차가운 시선으로 응시했다.
그는 침대 옆에 서서 박은영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머릿속으로는 이 시간 동안 그녀가 망친 자신의 몇 가지 일과, 강제로 제재를 받은 배승연을 떠올려 보았다. 솔직히 이 모든 것이 박은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그러니 배서훈에게는 박은영을 증오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결국, 배서훈은 그런 박은영이 누워 있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누가 봐도 지금 그녀는 연약하고 깨지기 쉬운 모습이었다.
배서훈은 그녀의 얼굴을 응시하다가, 아래로 시선을 옮겨 코, 입술을 지나 잠시 멈추더니 다시 그녀의 목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배서훈은 손을 들어 박은영의 그 가느다란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살짝 힘만 주면 그녀에게 고통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손이 그녀의 피부에 닿는 그 순간, 배서훈은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더니 얇은 입술은 일직선으로 굳어졌다.
복잡한 표정으로 박은영을 바라보던 그의 손은 다시 천천히 위로 움직였다. 배서훈의 손가락 끝이 그녀의 뺨과 입가에 닿으려는 찰나였다.
그는 갑자기 손을 거두고 문득 자신이 무엇을 하려 했는지 깨달았다.
뜻밖의 묘한 감정이 생겨났다.
그는 자신이 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박은영을 응시하는 배서훈의 표정에는 몇 가지 다른 감정이 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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