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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심준영은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심가희를 발견하고는 걸음을 멈췄다. 큰 변화 없는 그의 표정은 어찌 보면 냉담하다고까지 할 수 있었다. “가희 씨가 왜 여기 있어요?” 심가희는 심준영이 이 말을 꺼낼 때도 사실 그는 자신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설령 그녀가 정말 아파서 병원에 왔다고 하더라도 그는 그저 형식적인 태도를 취할 뿐이었다. 심가희는 심준영을 대할 때 여전히 약간 긴장된 목소리로, 입술에 힘을 준 채 말하곤 했다. “친구가 방금 수술을 마쳤거든요.” “아, 그랬군요. 가희 씨만 괜찮으면 됐어요.” 심준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발길을 돌리려 했다. 하지만 심가희는 그의 팔에 걸린 옅은 회색 니트 카디건을 보았다. 딱 봐도 남성용은 아닌 게 여성용 카디건이었다. 그녀는 한동안 그 카디건을 뚫어지게 응시하다가 물었다. “지은 씨가 또 아프대요?” ‘또’라는 단어에 심준영은 불쾌한 듯 눈살을 찌푸렸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고 그저 간단하게 대답했다. “네.” 그는 더 설명하거나 몇 마디 덧붙일 생각이 없었다. 심가희는 형언할 수 없는 어색함을 느꼈다. 그녀와 심준영의 사이는 늘 이래왔기 때문이다. 그들이 알고 지낸 지는 벌써 십여 년이 되었다. 그녀는 철이 들었을 때부터, 자신과 심준영이 이미 약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한 집안은 경운시에, 다른 집안은 호성시에 있었고 어릴 때부터 어른들끼리 친했고, 성씨도 같으니, 자연스럽게 정해진 것이었다. 어릴 때부터 주입된 사고방식 때문에 심가희는 자신이 언젠가 심준영의 아내가 될 것임을 항상 알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마음속에서는 미묘한 연결고리가 생겨났다. 심가희는 심준영을 볼 때마다 일종의 설렘을 느꼈고, 그를 좋아하는 것은 어느덧 당연한 수순이 되어버린 채, 눈 깜짝할 사이에 오랜 세월이 흘러 버렸다. 단지 심준영은 경운시에 거의 돌아오지 않았고, 심가희에게도 거의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 탓에 심가희는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즐기며, 철없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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