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7화
유태진은 발을 들여놓자마자, 짙은 어둠에 시야가 잠식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 틈을 노린 듯, 등 뒤에서 숨죽인 기습이 날아며 차가운 칼날이 그의 몸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극심한 통증이 온몸을 집어삼키며 숨통을 조여왔다.
유태진은 휘청거리면서도 이를 악물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몸을 비틀며 뒤로 발길질을 날렸다.
그 일격에 매복해 있던 그림자가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유태진의 상처에서 따끈한 피가 쉴 새 없이 흘러내려 옷자락을 적셨다.
살결이 찢기는 듯한 고통이 전신을 휘감았다. 이건 결코 가벼운 상처가 아니었다.
멀리 나뒹군 주명훈도 바닥에서 몸을 추슬렀다.
위장이 뒤틀려 토할 듯 비틀거렸지만, 끝내 몸을 일으켜 세웠다.
“움직이지 마! 한 발짝만 더 오르면 바로 떨어뜨리겠다!”
유태진의 등줄기에서는 뜨거운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주명훈은 그런 모습에서조차 비열한 쾌감을 느꼈다.
“하, 우리 태진이가 이런 꼴을 다 보이네? 이건 다 네 업보란다.”
“은영이만 건드리지 마요. 원하는 게 뭐든 다 들어 줄게요.”
그러자 주명훈은 대답 대신 곧장 위층으로 몸을 날렸다. 정면으로 맞붙는 순간 자신이 불리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유태진은 가슴을 움켜쥔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극심한 고통을 억눌러가며 한 걸음 내디뎠다.
그의 시야에는 오직 한 사람, 박은영만 있었다.
...
난간 끝에 매달린 박은영은 아래가 어디까지인지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밤바람이 불 때마다 몸이 크게 흔들렸고 삭아버린 밧줄은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위태로웠다.
“태진 씨, 전 괜찮아요! 제발 무리하지 마요!”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유태진은 입안 가득 퍼진 피를 삼키며 간신히 말을 이었다.
“무서워하지 마. 날 믿고 조금만 기다려. 널 절대 다치게 두지 않을 거야.”
그 순간, 위층에서 주명훈의 외침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 전부 알아냈어! 주씨 가문을 무너뜨린 게 바로 너였지, 유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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