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7화
“은영아, 나 방금 완전 빵 터지는 소식 들었어! 진짜 대박이야!”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심가희의 목소리는 잔뜩 들떠 있었다.
박은영은 창가에 서서 맑게 갠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서늘한 바람이 옷깃 사이로 스며들며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렸다.
“무슨 일인데 그래?”
“배승연이 큰일 났대! 내가 애들을 통해 들었는데, 강제로 마약 중독 재활센터에 끌려갔다잖아. 그것도 장기 입소래! 배씨 가문 공주님이 이런 꼴이라니, 살다 보니 이런 날도 다 오네. 너무 통쾌하지 않아?”
심가희는 점점 신이 나서, 속이 후련하다는 듯 말을 쏟아냈다.
“생각해 봐. 이금희 여사님 생신 잔치 때 난리 부린 것도 걔였잖아. 그땐 네 탓으로 돌리려 하더니, 결국은 자기 손으로 무덤을 판거야. 딱 인과응보지.”
박은영은 숨을 고르며 생각에 잠겼다. 이 모든 일의 뒤에는 분명 유태진이 있었다.
배승연 정도의 배경이라면 웬만한 범죄쯤은 무사히 넘어갔을 터였다. 그런데도 결국 강제로 재활센터에 끌려갔다. 
감옥보다 더 가혹한 곳에 내던져졌다는 건, 사실상 삶 전체가 무너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것도 잃어버린 아이를 향한 작은 복수겠지.’
그러나 유태진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늘 그렇듯 묵묵히 뒤에서 일을 끝내고, 결과만 남겼다.
“이번 건은 진짜 자업자득이야! 불쌍해할 필요도 없어.”
심가희가 씩씩대며 목소리를 높였다.
박은영은 그녀와 통화하다, 문득 다른 생각이 스쳤다.
“근데 너, 요 며칠 회사에 안 갔다면서? 무슨 일 있어?”
뜻밖의 질문에 휴대폰 너머 심가희가 잠시 멈칫했다.
“그게... 심준영 씨가 돌아왔어.”
박은영은 곧 떠올렸다. 전에 기지에서 한 번 마주쳤던 얼굴, 심가희의 약혼자이자 그녀가 늘 못마땅해하던 존재였다.
“결혼할 거야?”
심가희는 한동안 침묵에 잠겼다가, 힘이 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잘 모르겠어. 그 사람은 아무 말도 없으니까.”
박은영은 그녀의 사정을 대략 알고 있었다.
단순한 약혼이 아니라, 양가의 이해관계와 집안의 압력이 얽힌 복잡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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