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6화
배승연은 이번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배씨 가문의 기둥이고, 어머니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여성 기업인이다.
그런 집안의 딸이 어떻게 이런 치욕을 당해야 하느냐는 분노와 혼란이 뒤엉켜 그녀의 숨통을 조여왔다.
끝내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배승연은 철창을 붙잡았다.
그러고는 배서훈의 소매를 움켜쥐며 붉어진 눈으로 애원했다.
“넌 방법을 찾았을 거야, 그렇지? 서훈아, 넌 알잖아. 난 저런 데서 못 버텨! 이건 학대야, 그것도 3년이라니 말이 돼?”
그녀는 태어나 단 한 번도 이런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고작 이런 일로 모든 게 무너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해외 전시회를 앞둔 날, 유태진의 도발에 휘말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결국 마지막 날 밤 방심한 틈을 타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말았다.
배서훈은 그녀가 움켜쥔 소매를 내려다봤다. 구겨진 천에는 땀이 배어 있었다.
그는 원래 결벽증이 심해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싫어했다.
하지만 배승연은 그걸 알면서도 늘 자기 감정만 앞세웠다.
“생각 좀 해 봐. 정말 빠져나갈 구멍이 있었으면, 누나가 지금 여기 갇혀 있겠어? 내가 오래전부터 말했잖아. 누나는 유 대표님하고는 안 맞아. 그리고 누나 방식... 은영 씨한테도 절대 통하지 않아.”
입술을 파르르 떨던 배승연은 비웃으며 말했다.
“난 그냥 내가 원하는 걸 얻고 싶었을 뿐이야.”
배승연의 눈빛이 날카롭게 번뜩였다.
“서훈아, 넌 날 좋아하잖아? 날 위해 뭐든 할 수 있다고 그랬잖아. 지금도 그 마음이라면 아버지를 설득해서 날 구해내야지. 난 저런 데서 절대 못 버틴단 말이야.”
배서훈의 얼굴에 서늘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좋아한다... 그건 이미 오래전에 끝난 감정이었다.
그는 일곱 살 무렵부터 자신과 배승연 사이에 혈연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시절의 배승연은 지금처럼 타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진실이 드러난 뒤 집안과 충돌하며 가출했고 해외로 나간 뒤에는 점점 방탕해졌다.
배서훈이 유학을 선택한 것도 결국 배승연을 따라가기 위한 것이었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