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7화
요즘 유태진은 박은영과 관련된 일이라면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작은 불안의 싹조차 미리 잘라내려는 듯 말이다.
“아까 급한 일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유태진은 먼저 차 문을 열어 두었다.
“응, 얼른 타.”
그녀는 유태진이 어딘가 비밀스럽다는 생각에 눈살을 찌푸렸지만, 결국 차에 올랐다.
곧바로 핸들을 잡은 그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저녁 먹으러 가자.”
“급한 일은요?”
“밥 먹으러 가는 게 급한 일이야.”
박은영은 말문이 막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조 단위 자산가의 급한 일이란 게 고작 밥 먹는 거라니...’
하지만 그는 조금도 문제 될 게 없다는 표정이었다.
“개인 레스토랑이야. 네가 좋아하는 요리도 있고. 하늘이가 오픈했는데, 얼굴 한번 보여 달라더라.”
박은영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그냥 그렇게 말하면 되잖아요.”
“그럼 네가 순순히 나오겠어?”
짧은 대화였지만, 이유가 드러났다.
요즘 그녀의 몸 상태가 불안정하다 보니, 유태진은 잠시라도 눈에서 벗어나면 불안해 견딜 수 없었다.
이미 여섯 명의 최고 권위 전문가들이 경운시에 도착해 그녀의 상태를 두고 논의에 들어갔지만, 그는 며칠째 제대로 잠들지 못했다.
그럼에도 박은영 앞에서는 태연한 척했다. 겉으로는 가볍게 보여야, 그녀가 긴장하지 않고 다가올 수 있을 테니까.
박은영은 그의 태연한 표정 너머에 감춰진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굳이 말로 꺼내진 않았다. 오히려 요즘은, 자신보다 그가 더 초조해하는 것 같아 마음이 서늘해졌다.
곧 레스토랑 근처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그녀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보낸 이는 배승연이었다.
[저 곧 전시회 열어요. 와서 얼굴 좀 비춰줘요.]
아무 일도 없었던 듯한 태연한 말투였다.
생신 잔치에서 아이 문제를 들추어낸 일도, 지금까지의 모든 갈등도 마치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듯했다.
박은영은 이런 뻔뻔스러움이 때로는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세상이 전부 자기편이어야 하고, 모든 걸 양보받아야 한다는 듯한 태도 말이다.
그때 곁으로 다가온 유태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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