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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주소 불러.” 배서훈이 차 시동을 걸며 짧게 내뱉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짙은 불쾌감이 배어 있었다. 그럴 만도 했다. 지금의 배승연이라면, 사고가 터지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었으니까. “네가 뭔데 이렇게 참견이야? 애초에 박 대표님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서 내가 이렇게까지 피곤해진 거잖아.” 배승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 “내일 프린스로 전시회 가야 하는데, 마지막 그림이 도저히 안 나와. 내가 태진 씨한테 전시 초대장까지 보냈는데, 나를 완전히 무시하더라니까? 세상에 그렇게 눈먼 남자가 어디 있냐고?” 술기운이 섞인 목소리는 유난히 날카로웠다. 요즘 들어 배승연은 지나치게 예민했다. 흔히 말하는 ‘예술가의 병’이라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그녀의 정도는 이미 선을 넘었다. 그는 예전에 그녀 차에 달아둔 위치 추적기를 켰다. 화면에 찍힌 클럽은 이곳까지 꼬박 두 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였다. “주변 잡것들을 다 치워버려. 지금 데리러 갈 테니까.” 그의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더 이상 어떤 변명도 허락하지 않았다. ... 박은영이 계단을 오르다 모퉁이에서 임지효와 마주쳤다. ‘얼마나 서 있었던 걸까?’ 그녀의 표정으로 보아, 조금 전 자신과 배서훈의 대화를 엿들은 게 분명했다. 임지효는 급히 눈가를 훔치며 말을 꺼냈다. “드디어 오셨네요. 저 아직 물어볼 게 많아요.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이렇게 오래 휴가를 쓰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박은영은 그녀의 눈가가 벌겋게 달아오른 걸 발견했다. 사랑이 어떤 건지 아는 사람이라면, 지금 그 모습이 누구 때문인지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조금 전의 데이터 사건만 해도, 자칫했다면 임지효가 가장 먼저 책임을 뒤집어쓸 뻔했다. 그 모든 짐이 한꺼번에 얹힌 탓에, 그녀가 이렇게 흔들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박은영은 두 계단을 더 올라서며, 그녀의 슬픔을 애써 모른 척했다. 대신 아무렇지 않은 듯 주머니에서 초콜릿 몇 알을 꺼내 그녀 손에 쥐여 주었다. “같이 시험 비행장에 가 봐요. 지효 씨의 미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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