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3화
박은영은 그제야 깨달았다. 주씨 가문의 일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걸.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고마워요.”
유태진이 불러 모은 의료진이라면 분명 세계 최고 수준일 터였다.
목숨이 걸린 문제 앞에서 체면이나 자존심 따위는 의미가 없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그가 자신을 위해 해준 일은 셀 수조차 없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
“고맙단 말은 필요 없어. 정말 고마우면 끝까지 버텨.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예상 밖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야.”
그의 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은영아, 난 너 한 사람만 책임질 거야. 네 할머니든, 삼촌이든 네가 걱정하는 사람들은 네가 살아서 직접 지켜 줘. 난 너 대신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야.”
그는 말을 마친 뒤 그녀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그러고는 빠르게 돌아섰다.
박은영은 그가 이런 식으로 ‘협박하듯’ 말한 이유를 알고 있었다.
‘태진 씨는 나를 잃는 게 두려운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그렇게까지 유치한 방식으로 진심을 드러내진 않았을 것이다.
박은영은 저도 모르게 시선을 내려, 조심스레 아랫배를 어루만졌다.
...
유태진은 나혜주의 저택을 나서자마자 휴대전화 화면에 뜬 이름을 봤다.
[주명훈]
그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곧장 차를 몰아 로열 그룹으로 향했다. 오늘은 반드시, 한 가지 문제를 정리해야 했다.
“유 대표님, 진성 그룹 회장님이 도착하셨습니다.”
강지환의 보고가 이어졌다.
“들여보내.”
그는 의자에 앉아 조용히 깍지 꼈다.
문이 열리고, 초췌한 얼굴의 주명훈이 들어섰다.
“태진아!”
그의 얼굴에 억지 미소가 번졌다.
“이제야 좀 얼굴을 보네.”
주명훈에게는 지금 골칫거리가 한둘이 아니었다.
그는 한때 완벽한 투자자라 불렸지만, 최근 몇 년간 무리한 프로젝트로 재정이 흔들리고 있었다.
이틀 전, 투자한 회사가 국제 소송에 휘말리며 대규모 자금이 묶여 버렸다.
그는 은행뿐 아니라, 유태진의 장인이라는 이름으로 여러 기업과 협력사들에서까지 돈을 빌렸다.
하지만 프로젝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NovelRead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